대한민국 검찰은 1949년 12월 20일 탄생했다. 검찰청법이 제정되면서다. 정부 수립 후 1년 여 만이다. 시작부터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졌다. 검찰은 군사독재를 거치며 권한이 강화됐다.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적 도구로 검찰을 활용했다. 야당 정치인과 민주화 운동을 탄압했고, 언론을 통제했다. 정권 입맛에 맞는 판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 사법부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검찰 개혁 목소리가 나온 것은 문민정부 때다. 특별검사제 도입과 공직자수사처 설립 논의가 있었지만 실행하지 못했다. 하나회 숙청 등 군 개혁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국민의정부 시절에야 특검이 도입됐다. 특검 1호 대상은 ‘옷 로비 사건’이다. 참여정부하면 ‘검사와 대화’가 떠오른다. 경찰 수사권 독립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을 논의했다. 개혁 방안은 무성했으나 단행한 것은 거의 없다. 검찰청법에 검사동일체 원칙을 삭제한 정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검찰 개혁과 관련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으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와 상설특검 시행 외엔 실현된 게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상징되는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공수처를 신설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되게 함으로써 검찰 개혁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권을 중수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이다. 기소와 수사를 분리하는 역사적 순간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보완수사권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보완수사권이 유지되면 수사권 박탈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보는 게 여권 강경파 주장이다.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행안부에 집중된 수사권을 견제할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중수청이 옛 대검 중수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셈이다.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는 데 보완수사권이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있다.
검찰 개혁 논의에서 빠진 게 있다. 검찰 수사권을 뺏어 경찰에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수사 절차상 시민 참여 방안이 공론장에 나오지 않는다. 시민이 참여하는 수사 통제 방안이 있어야 진정한 검찰 개혁이다. 검찰 힘을 빼 그 권한을 경찰에 몰아준다고 개혁 성공이라 믿는 것은 착각이다. 호랑이를 없앴더니 늑대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이다.
최현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