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편성한 ‘2026년 예산안’에 부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6889억 원이 반영됐다.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728조 원 규모 새해 예산안에서 북항 재개발(1400억 원), 대저·엄궁·장낙대교(490억 원), 도시철도 하단~녹산선(370억 원) 등 여러 지역 예산과 함께 단연 눈에 띄는 항목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안으로 공사를 발주하고 이후 기본설계에 들어가 내년에 착공한다는 전제”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지출분으로 9640억 원을 배정했으나 부지공사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자 이중 5224억 원을 불용 처리해 반납시켰다. 사업에 여전히 진척이 없는데도 내년도 예산이 편성된 사실 자체는 정부의 가덕도신공항 건설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받을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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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공용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현대건설컨소시엄의 부지공사 수의계약 자격을 박탈한 이후 4개월째 올스톱 상태다. 재입찰을 서두르라는 부산 여론이 강력하게 일어났지만 여전히 관련 절차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가 ‘2029년 12월 개항’이라는 공기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까지 조기 착공을 촉구했는데도 그렇다. 그러는 사이 2029년 12월 개항은 물론이고 2032년 준공마저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부산 시민 불안감이 한층 커졌다.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은 애초 2030 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와 맞물린 일정이었고 이것이 전임 윤석열 정부의 드라이브였기 때문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동력이 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그렇고 취임 이후에도 여러 차례 부산을 향해 “가덕도신공항은 정상적으로 진행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신임 김윤덕 장관 역시 취임과 거의 동시에 부산을 찾아 “현명한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부지공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실질적인 절차에 전혀 진척이 없는데 정부 말만 믿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점이다.
이번 정부 예산안에는 인공지능(AI)·연구개발(R&D)과 함께 균형발전 예산을 대폭 늘려 국가 체질을 미래 지향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전년도에 비해 8.1%나 증가한 대규모 확장 재정을 놓고 과도한 국가 채무 등에 관한 걱정이 크지만 소멸지역 예산 배정 확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포괄보조금 확충, 일명 ‘서울대 10개 만들기’ 예산 등이 포함된 건 모두 그런 맥락에서다. 수도권에 대항하는 또 하나의 심장, 부산 입장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치가 가덕도신공항이다. 어렵사리 내년도 예산 불씨를 살렸다고는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공사 발주가 올해 안에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서다. 이마저 불발되면 2025년도분처럼 또 불용 처리되고 이후에는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수가 있다. 정부는 남은 4개월 내에 사업자 선정과 착공이 이뤄질 수 있게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