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이용권 이용자로 선정되면 연간 35만 원으로 원하는 강좌를, 원하는 기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다. 그동안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평생교육바우처’라는 이름으로 2018년부터 경제적 여건에 따른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취약계층의 자기계발 지원을 목표로 실시해오던 교육복지사업이다. 올해부터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가 운영하고 명칭도 ‘평생교육이용권’ 지원 사업으로 변경되었다.
“평생교육바우처의 힘으로 저는 가난한 청년에서 우리 사회의 더 밝은 미래를 조각하는 사회사업가로 거듭났습니다. 어떤 고난도 교육의 힘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1분 1초도 낭비 없도록 삶을 배움으로 꽉 채우고, 인생의 굴곡을 희망으로 승화하게 한 평생교육바우처. 저는 자신의 진중한 운명의 무게를 들어 올리며 미래를 도모하는 모든 이에게 평생교육바우처를 권합니다. 이 날개가 데려다 줄 더 희망찬 미래에서 우리 웃으며 만납시다.” 2022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한 평생교육바우처 수기 공모전의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35만원이 누군가의 인생 전환점에 큰 선물이 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이 바우처가 이용권으로 명칭이 변경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지원 대상의 차별화에 있다. 이전에는 지원대상을 소득을 기준으로 한 소외계층으로 한정했다면, 2025년부터는 다양하게 세분화했다는 정책적 함의를 가지고 있다. 즉, 일반(지역특화)이용권은 19세 이상 기초·차상위계층을 우선으로 하고, 디지털이용권은 30세 이상 성인, 노인이용권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이 중 연령 외에 특별한 자격제한을 두지 않는 디지털이용권은 대상자 모집에서 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생교육이용권 정책이 단순한 선별적 교육복지를 넘어 전 국민의 보편적 평생학습권을 보장하고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높은 경쟁률은 그만큼 이용권 사용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주는 것이다. 시민의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는 소득이나 주어진 환경과 상관없이 모두 같다. 이 욕구를 지자체나 국가는 충족시켜야 한다. 세금은 그런 방향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시민, 국민의 이러한 욕구가 반영된 것이 2021년 개정된 ‘평생교육법’이다. 동법 제16조2가 신설되면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청을 받아 평생교육이용권을 발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여전히 평생교육 소외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이용권을 발급할 수 있도록 요건을 정하는 규정이 있지만, 종국에는 모든 국민에게 평생교육이용권을 제공하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
제도의 취지를 살려 서울 경기도 강원도 충북 경북은 2차 모집에서 이용권 자격을 특별히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시민 모두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이용권을 제공함으로써 청년정책의 일환으로 평생교육이용권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의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교육 대상의 확대가 전략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부산은 인구특성을 고려해볼 때 중장년, 끼인세대를 중점적으로 교육대상에 포함시켜 이들의 삶의 질 향상과 재취업을 위한 욕구에 부응해야 한다.
민생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1인당 15만 원에서 많게는 55만 원까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이 정부의 잉여세입에서 확보된 건지 국채를 발행해서 확보된 건지 시민은 잘 모른다. 하지만 정부가 의지를 가지면 어떻게 해서든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평생교육 예산이야말로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확보해야 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평생교육에 대한 시민의 욕구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기 공모전 수상작에서 언급되었듯이, 자신의 진중한 운명의 무게를 들어 올리며 미래를 도모하는 시민 모두가 비용부담 없이 언제든, 어디서든 평생교육이용권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