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명산 완등 인증 사업인 ‘오르GO 함양’이 이웃 지자체로 확대될 모양이다. ‘오르GO 함양’은 지리산 남덕유산 금원산 기백산 황석산 등 함양 군내 해발 1000m 이상 명산 15곳을 오르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사업이다. 지역상품권, 완등 인증서와 함께 완등자 선착순 5000명까지는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한 순은 메달을 증정한다. 지난달 앱 참여자가 1만2000명을 넘어섰고 완등자도 1000명 넘게 나오며 인기를 끌자 함양과 인접하고 명산을 품은 거창군 산청군 합천군이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자체의 명산 완등 이벤트는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1000m 봉우리 완등 이벤트가 시작이다. 기념품인 은화를 받기 위해 많은 산꾼이 몰린다. 기초단체로는 부담스러운 20억 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하기도 하지만 울주군은 울주를 전국에 알리고 생활인구 증가와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영남알프스 완등을 위해 전국에서 해마다 3만 명 넘는 산꾼이 울주군을 찾자 여러 지자체가 비슷한 이벤트를 벌인다.
함양군 외에도 경남에서는 거제시가 지난 5월 인증 앱인 ‘거제산타GO’를 출시하며 대금산 산방산 노자산 등 거제 11대 명산 완등 이벤트를 시작했다. 11개 봉우리를 완등하면 거제 11대 명산 정상 표지석 배지 세트와 거제사랑상품권 2만 원권, 완등 인증서를 증정한다. 비슷한 시기에 강원 삼척시는 삼척 백두대간 명칭 공모로 이름을 붙인 영동알프스를 브랜드화해 두타산 청옥산 등 8개 산을 대상으로 완등 기념품과 인증서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충북에서도 11개 시·군을 모두 포함하는 ‘충북 14대 명산 도장 깨기 모바일 스탬프투어’가 진행 중이다.
이런 산악 완등 이벤트로 참가자들은 해당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해당 지자체는 지역의 활기를 높이고 경제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그런데 처음 시행한 울주군 사례에서 보듯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오로지 정상 등정에만 매달려 특정 등산로로 사람이 몰리고 빨리 완등하려다 안전사고가 늘어났다. 적지 않은 혈세를 들이는 이상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도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 지자체의 시책이 성과를 거둔다 싶으면 따라 하는 지자체의 ‘우리도’ 하는 습성이 작용한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시설물이 아닌 이벤트라는 점이 다르지만 따라 하기의 결과로 차별성을 잃어버려 제2의 출렁다리, 제2의 케이블카가 되지는 않을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이진규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