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본부를 둔 한국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국 등 선진 증시와 결을 같이해 비교적 활황세를 보인다. 마음 같아서는 부산 금융단지 주변 경기도 더불어 활활 타오르길 바라지만, 일단은 부산에 본부를 둔 증권시장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것만으로도 반갑다.
미국은 뉴욕에 증권거래소 본부가 있다. 그 일대의 소위 월스트리트라는 곳이 미국 증시와 세계 금융의 중심이다. 주변사무실 임대료나 주거지 집값은 뉴욕하고도 맨해튼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 일대의 거리는 언제나 사람으로 분주하고 활기가 넘친다. 아직은 건물만 덩그렇게 놓인 부산의 증권시장 본부 주변과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도 문현동과 전포동, 범내골 일대의 그런 날을 기대해 본다.
이즈음 화제가 되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 또한 반가운 일이다. 세계적인 해양도시로는 런던 싱가포르 로테르담 등이 있다. 런던은 해양 보험, 해양 은행, 해사 기구 등의 기능이 잘 발달한 도시다. 싱가포르는 특히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해양 산업이 활발한 도시국가이다. 싱가포르 항구의 물류량과 환적 능력, 에너지 저장, 선박수리, 선원 수급 등의 도시기능은 대단하다. 물론 싱가포르는 해양 금융도 상업적 지원을 잘하는 도시이다. 로테르담은 유서 깊은 네덜란드의 해양도시이다. 같은 항구도시인 암스테르담이 도시 규모는 더 크지만, 바다의 도시라는 이미지는 로테르담이 더 비중 있게 가지고 있다. 2차 대전에서도 독일군이 네덜란드의 타격을 키우기 위해서는 수도인 암스테르담이 아닌 항구도시의 대명사 로테르담을 더 무참히 공습한 일은 아주 유명한 일화이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점점 사람이 장소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와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가 찾아오고 있다. 그래서 특정한 장소나 구역에 행정력을 동원해 도시를 부흥하는 일은 그 효과로서는 제한적이다. 전국의 인재와 경제력이 점점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하는 상태에서 각 지방의 도시 균형을 강화하려고 한다면, 정부 기관을 옮기는 일 못지않게,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또 사람들의 직접적인 소득의 환경이 개선되어야만 비로소 관청의 이전 같은 정책은 도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전국의 혁신도시 이전에 만든 지역들은 주로 외곽에 조성돼 아직도 해당 도시의 구도심 경제나 토착 주거지, 지역 경제와의 융합과 결집이 미흡하다. 그동안 세종시에 많은 정부 부처가 갔지만, 여전히 더 많은 중앙부처와 국회의 이전을 필요로 할 만큼 독립된 도시로서의 자립과 정착에 어려움이 크다. 얼마 전만 해도 세종시의 아파트 가격 하락은 걱정스러울 정도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원래의 지역도시인 조치원 일대가 이들 정부 기관과 하나가 된 것도 아니다. 주말이면 전국 곳곳에 법령과 행정력으로 만든 혁신도시 인근에서는 서울로 주말 퇴근하는 교통편을 이용하느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정책으로 지역을 키우는 일은 이렇게 쉽지 않다.
부산시청은 이미 오래 전에 중구에서 지금의 연제구로 이동했다. 과거 중구 시청 주변은 국제적인 부두 기능과 국내의 가장 큰 세관, 연안의 선착장과 자갈치시장 남포동 광복동 중앙동 번화가가 함께 있어서 서울시청 주변처럼 늘 사람이 붐볐다. 그러나 지금 시청 주변은 사람의 활동이 밤낮으로 그리 활발하지 않다. 시청의 이전 효과는 인근의 아파트나 관청과 사무용 건물이 늘어난 정도에 그친다.
1859년 일본 최초로 개항한 요코하마는 당시 서양인들이 넘쳐나고 가스등이 처음 설치된 유럽풍의 항구에서, 1923년 대지진으로 도시가 괴멸되고 2차 대전 후유증으로 어려운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나토마리이 21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21세기 미래항구 요코하마라는 이름으로 과거 해양도시 시절 번창했던 관청건물들을 다시 문화재로 지정해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1908년 설치한 항만철도를 재생하고, 1884년 개설한 최초 조선소 도크를 재생해 다시 해양도시 요코하마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문전성시를 이루며, 해양도시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한국의 해양도시이자 제 2도시 부산을 발전시키자는 취지의 관청 이전은 건물과 주소의 배치에 중점을 두면 곤란하다. 젊은이는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연다. 젊은 부산시민이 문전성시를 이룰 도시의 일자리 환경이 부산에서는 정말 시급하다. 관청 이전이 부산 젊은이의 해당 기관 채용과 일거리에서 더 밀접해지길 바란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온다면 부두운영과 해양 관리, 해양조사 부문 등의 지역 업무를 개발해 지역의 학생, 젊은이를 많이 채용하길 바란다. 또한 싱가포르처럼 해수부 당국이 지역의 해양 해운 수산업계의 국제적 생태계 구축에 힘이 되어주면 좋겠다.
오랜 전쟁과 불황을 이겨낸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39살의 나이에 몸이 마비되는 불행을 맞고 나서, 미국 젊은이의 낙관론과 행동력을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4번이나 대통령이 되어서, 당시 고실업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정부 사업을 결행했다. 지금 정치인들이 할 일은 젊은 국민이 뜨거운 가슴을 바칠 현장과 일거리와 성과의 터전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특히 부산이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