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기후위기로 인류 생존이 고대 그리스 다모클레스의 검(왕의 머리 위에 말총 한 올로 매단 칼)과 같은 처지다.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발생한 미국 텍사스 홍수로 109명이 숨지고 160명 이상이 실종됐다. 지난 50년 간 일어난 홍수 중 최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과달루페강 인근 캠핑장에 있던 어린이 20여 명이 불어난 물에 쓸려갔다. 45분 만에 수위가 6m 오를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세계 최강 선진국 미국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믿기 힘든 피해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상청과 해양대기청 예산을 대폭 삭감해 빚어진 인재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100년 만에 빚어진 자연재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살인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한국에서는 이른 더위에 온열환자가 속출한다.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에 사망자도 잇따른다. 땡볕에 일을 하거나 등산하면서 8명이 숨졌다. 남유럽에서는 뜨거운 지열로 인해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북극에 가까운 아이슬란드 한낮 기온이 26도를 넘었다. 이제 더위는 살인자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급격한 기후 변화에도 인류는 지구가 보내는 경고를 무시한다. 지난 6일 온실가스 전 지구 측정치 평균이 426PPM을 넘었다. 산업화 이전이 280PPM이었고, 450PPM을 넘으면 회복 불가한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 기후변화 부정 최고 사령관격인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전 지구적 노력을 속임수라고 비웃으며 기후 연대를 깨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재해 완화와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재해 완화는 재해 위험 지역을 피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에 도시를 건설하자는 개념이다. 리질리언스는 자연 재해가 발생한 후 원상태로 되돌아가는 힘을 말한다. 회복력과 복원력을 높이도록 도시를 설계하자는 뜻이다. 플로리다주는 재해 위험 정보 지도를 공개해 녹색 지역(범람이 자주 발생한 곳)은 개발을 제한한다.
세계적 석학인 노엄 촘스키와 저명한 진보 경제학자 로버트 폴린은 기후위기 대안으로 글로벌 그린 뉴딜을 강조했다. 대체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탈탄소 산업을 일으켜 환경을 지키고 일자리도 늘리자는 아이디어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때 수소산업 생태계를 추진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그린 뉴딜은 정체되거나 후퇴했다. 세계인이 당장 지구 온도를 낮추는 기후행동에 나서야 한다. 돌이킬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최현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