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의 동물 사랑은 각별하다. 낮이나 밤이나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많은 사람을 만난다. 통계에서도 이런 사실이 증명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내놓은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등록 반려견과 반려묘는 349만1607마리로 집계됐다. 전년 328만6216마리보다 6.3% 늘었다. 개는 343만4624마리, 고양이는 5만6983마리였다.
이런 까닭에 반려동물 관련 영업장과 종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생산 수입 판매 장묘 전시 위탁관리 미용 운송 등 반려동물 8개 분야 사업장은 2만3565곳이었다. 동물을 꾸미는 일에 관심이 많은 까닭에 미용업이 전체의 43.2%인 1만172곳을 차지했다. 위탁관리업 판매업 생산업 운송업 등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종사자는 2만9305명에 이르렀다. 관련 산업이 이제 우리 사회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근데 세상사에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소유주가 잃어버리거나 일부러 버린 동물도 적지 않다. 지난해만 해도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개 7만7304마리, 고양이 2만7826마리 등 10만6824마리가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됐다. 부산에서는 5000여 마리가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구조되는 동물은 해마다 감소세를 보인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유기·유실돼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 동물이 여전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좋지 않은 것은 열악한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동물이 모두 편안한 여건을 보장받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구조 후 입양된 동물은 2만5136마리, 주인에게 돌아간 동물은 1만2188마리 뿐이었다. 2만9368마리는 보호센터에서 입양 등을 기다리며 머물던 중 자연사했다. 안타깝게도 1만9712마리는 질병, 보호기간 종료 등의 이유로 ‘인도적 처리’(안락사)됐다. 구조는 됐지만 절반 가까운 동물이 죽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과의 끈끈한 상호작용과 감정은 사람의 정신 건강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또 핵가족화·도시화·노령화가 가속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이 소외감을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란 말이 사용되는 이유다. 그러나 유기·유실 동물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점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동물 키우기는 자유의지임이 분명하지만 확고한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언제 또 반려견·반려묘가 버려진 채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염창현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