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맞서 온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8일 2차 회동을 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된 언론 공개 회동에서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 후보는 “저는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는데 정당 등록도 안하겠다는 사람이 뒤늦게 나타나 청구서를 내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우리가 협상을 미루고 할 여유가 없다”며 “모든 것을 당에 맡기겠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시한 ‘단일화 로드맵’ 시한은 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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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두 사람의 단일화 타결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경선을 진행해 놓고, 정치 경험이 없는 한 후보를 끌어들여 단일화 시도를 하니 이런 논란이 불가피하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단일화가 돼서 본인에게 꽃가마를 태워주면 입당하겠다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입당도, 후보등록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체가 뭔가”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지난 7일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선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후보 단일화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데는 친윤석열 주도의 당 지도부 책임이 작지 않다. “당무 전반 모든 권한을 대선 후보가 우선해 가진다”는 당헌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단일화 추진기구 구성을 몰아붙이는 등 김 후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물론 김 후보도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에 적극 나설 것처럼 행동해 당내 지지를 얻었다가 선출된 뒤론 버티기를 하며 분란을 자초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도부가 결정한 한 후보와의 양자토론과 여론조사 경선을 거부했다. 대신 오는 14일 방송토론,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틀 안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서 여론조사 강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전국위원회(11일)와 전당대회 절차를 밟아 ‘후보 교체’ 강행도 시사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회견하는 모습”이라며 “한심하다”고 말했다. 거대 정당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충돌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는 국민은 한숨이 나온다.
6·3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으로 빚어진 국정혼란을 제대로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어떻게 분열된 나라를 통합하고 경제·안보 위기를 벗어날지, 국가 비전을 고민하지 않고 두 후보 모두 ‘제 팔 흔들기’를 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를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후보 단일화 과정 갈등을 지켜보는 국민 피로감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은 물론 지지층마저 쫓아내며 자멸의 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이래서는 단일화 효과를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