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컨소시엄이 28일 국토교통부에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입찰공고(84개월)보다 2년 긴 공사기간(108개월)을 핵심으로 한 기본설계안을 제출했다. 국토부는 곧바로 설계안을 보완하고 공사기간을 늘인 구체적 사유와 설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컨소시엄에 요구했다. 현대건설 설계안은 관련 법과 규정상 부적격 사항이다. 이로써 2029년 말 개항 차질이 불가피하다.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국토부가 제시한 공사 기간과 예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4년8개월 후 개항이 빠듯할 수 있다. 그래서 국토부도 공항 이착륙시설은 예정대로 하고 지원시설은 2년 후인 2031년 완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이마저도 안 된다고 하면 국토부가 애초 계획을 정치적으로 잡았거나 현대건설이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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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김광회 미래혁신부시장이 28일 시청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본계획안에 대한 부산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산시 제공 |
부산시에선 이날 김광회 미래혁신부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책임 있는 결단과 실질적인 조처를 촉구했다. 먼저 적정 공사 기간과 현장 여건, 시공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설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했다. 적기 착공도 주문했다. 국토부는 연내 진입도로와 안전울타리 등 우선 시공분을 착공할 예정이다. 실시설계를 진행한 후 내년 상반기 본공사를 착공한다. 시는 일단 착공 시기를 지킬 것과 신속히 착공할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안전하고 완전한 하늘길을 여는 데 집중해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공항 안전시설 확충에도 신경을 써 달라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현대건설 기본설계안은 엉터리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부산시-현대건설이 짬짜미를 한 건 아닌지 의심했다. 박형준 시장이 2029년 말 개항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충분히 가능한 것처럼 거짓말을 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완공 시기를 두고 삼자 간 뒷거래가 있었다는 것이다. 부산시당은 준공 연기 사태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정략적인 공세로 읽힌다. 부산시민운동단체는 “기본설계안은 국토부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수익을 더 올리겠다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는 강수를 뒀다. 기본설계안이 중대한 변경 사안이라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에 올리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대로면 부적격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주간사를 바꿔 다시 입찰하는 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11개월가량 착공이 지연되고 2029년 말 개항은 물 건너가는 셈이다. 국토부는 향후 의사 결정 과정을 시민에게 자세하고 투명하게 설명해야 마땅하다.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제시해 지연 기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현대건설도 시민에게 무엇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는지 소상하게 설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해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사답다. 800만 부산 울산 경남 시·도민이 국토부와 현대건설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