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홍의 세상현미경] 관세 혼란의 끝이 보인다

이홍 광운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 이홍 광운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  |   입력 : 2025-04-17 18:41:01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가 강행되자 미국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미 주식시장(S&P500 기준)은 4월 11일 하루 만에 숨 돌릴 틈도 없이 7.1%가 빠졌고, 달러 가치는 3%, 그리고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 국채(10년물 기준) 가격도 9.5%가 떨어졌다. 미국을 대표하는 모든 금융자산이 폭락한 것이다. 이에 놀란 트럼프는 보편관세 10%를 제외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는 조치를 급히 취했다. 이번 사태로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공포에 빠졌다. 하지만, 관세 혼란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단서도 나타났다.

트럼프의 태도 변화에서 첫 번째 단서를 읽을 수 있다. 그는 90일 간의 상호관세 유예 이유를 사람들이 불안해해서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사람들이 누굴까? 두 부류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의 지지층인 미국 서민과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해리스를 버리고 트럼프를 선택한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이다. 이들은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로 트럼프는 이들에게 고물가와 고금리라는 폭탄을 안겨준 셈이 되었다. 두 번째 부류는 미국의 중산층이다. 이들은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를 통해 은퇴 준비를 하거나 은퇴 생활을 위해 투자하는 계층이다. 이들은 자산의 8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 주식폭락으로 미 중상층 역시 큰 손실을 입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자가 많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는 이들이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미 국채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폭락하자 생각이 달라졌다. 이런 추세가 그대로 굳어진다면 2026년 11월에 있을 상하원 선거는 날아간 것이나 다름없다. 이 생각에 이르자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강경 태도가 누그러졌다.

트럼프 참모들의 서열 재편이 두 번째 단서다. 트럼프를 움직이는 대표 참모는 경제고문 피터 나바로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다. 나바로는 관세정책에 대한 강경파이고 베센트는 온건파다. 이번 파동으로 강경파는 정치적으로 심한 손상을 입었다. 그들의 주장대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공격을 퍼부은 결과 오히려 미국경제가 결딴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겁먹은 트럼프가 베센트 장관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온건파가 득세하고 있다.

관세 공격에 거세게 도전하는 의외의 국가 등장이 세 번째 단서다. 상호관세가 발표되자마자 대규모 미 국채 투매가 있었다. 미 국채는 미국경제를 받들고 있는 거대한 기둥이자 재정적자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세계 모든 나라는 어떤 일이 있어도 미 국채만은 안전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관세 파동으로 이 신화가 깨졌다. 이 신화를 앞장서 깬 국가가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그동안 이 나라는 미국에 매우 순종적이었다. 미국이 요청하면 군말 없이 대량으로 미 국채를 사주었다. 그랬던 일본 금융기관이 미 국채 투매 선봉에 섰다는 사실을 트럼프는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최우방 국가인 캐나다와 유럽이 미국에 반기를 드는 상황에서 일본도 반기를 든 양상이 되었다. 3월 30일 서울에서 있었던 한·중·일 경제통상장관 회의도 미국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비판하면서 한일이 중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우려했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트럼프 역시 무차별 관세 공격이 지속된다면 최우방국들조차 정말로 미국과 멀어질 수 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부과에 대한 유연성이 네 번째 단서다. 미 정부는 상호관세 유예조치와 대중국 상호관세를 확정한 다음 날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을 통해 컴퓨터 및 데이터 처리 장비, 컴퓨터 부품(그래픽처리장치 관련 부품 등), 반도체 제조 장비,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반도체 소자 및 집적 회로 등 20개 항목을 상호관세 예외 품목으로 했다. 향후에는 품목관세로 전환하기로 했다. 애플 등 미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소문이 돌았다. 어찌 됐든, 트럼프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관세문제를 처리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트럼프 본인도 자신은 유연한 사람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다만, 중국은 이들 품목에도 기존 20% 관세는 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위의 단서들만 가지고 트럼프가 관세정책을 종료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서슬퍼렇던 관세 강공의 끝은 보인다. 그 끝을 향해 가는 시간이 90일 유예기간이다. 이 기간 중 많은 나라가 미국과 협상에 나서게 된다. 그 결과를 모아 트럼프는 자신이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관세문제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이번 파동으로 미국은 많은 친구를 잃었다. 국제적 신뢰 역시 무너졌다. 이를 조금이라도 만회하려면 관세 파동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 전선이 좁아져야 중국만을 오롯이 밀어붙일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러우 전쟁 휴전협상과 이란과의 핵 군축 협상도 마무리해야 한다. 품이 많이 드는 이런 일들을 처리하려면 관세 혼란에서 빨리 빠져나올수록 유리하다. 그렇게 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공화당 의원들이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을 번갈아 가며 선택하는 경합 주 공화당 의원들은 초조하다.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들 모든 주가 트럼프를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타인의 영화 필름 나르던 소년, 마침내 자신의 세계를 비추다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5. 5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6. 6국감서 발언하는 해양수산부 장관
  7. 7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8. 8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9. 9“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10. 10‘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1. 1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2. 2“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3. 3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4. 4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5. 5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국힘 41.3%
  7. 7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8. 8경남도 대변인 “박완수 지사 13시간 조사, 정치공세 대상 되면 안 돼”
  9. 9[속보]국감까지 간 '부캉이' … 여야 "상어 생태환경 연구확대 필요"
  10. 10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1. 1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2. 2“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3. 3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4. 4감천항 동편부두 이름 ‘원양부두’로
  5. 5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6. 6부산서 ‘순직선원 위령제’ 열린다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2일
  8. 8정부 ‘자율운항 협력’ 조선 공정으로 확대
  9. 9부산TP 지원 3社, 정부 AI·자율제조 사업 따내
  10. 10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위반, 5년 전 0건 → 작년 73건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3. 3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4. 4“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5. 5‘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6. 6‘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7. 7“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8. 8박완수 도지사 경찰조사 후폭풍…진보당 “사퇴하라” 道 “왜곡 말라”(종합)
  9. 94개월 만에 김경수 만난 박완수 지사 “제도 개선되면 부울경특별연합 검토”
  10. 10미란다 원칙 고지 않고서 허위 보고한 경찰 재판행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3. 3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4. 4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5. 5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6. 6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7. 7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8. 8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9. 9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10. 10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탁해놓고 감찰
대통령의 SNS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30% 중반 고착된 지지율, 국정 전반 재점검해야
교사 심리상담 급증…교권 침해 더는 방치 안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개척자 정신
빚을 물려받는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