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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욱의 스포츠 탐색] 골프룰 지키면 매너가 없다?

김창욱 부산외대 골프대학원 주임교수

  • 김창욱 부산외대 골프대학원 주임교수
  •  |   입력 : 2025-04-06 19:12:3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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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페어웨이가 펼쳐지면 골퍼는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필드로 향할 것이다. 즐거운 함성으로 가득해야 할 라운드가 자칫 잘못하면 괴로움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바로 동반자 때문이다. 밸런스 게임으로 당신은 공 잘치는 사람, 매너가 좋은 사람 중 선택하라면 누굴 선택하겠는가?

벙커샷은 샷과 관련될 때 클럽 헤드를 모래에 놓으면 2벌타를 받는다.
골프규정집 첫 장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에티켓으로 시작하며 그 에티켓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은 배려라고 정의돼 있다. 룰을 어기면 벌타를 받지만 에티켓을 어기면 경기에서도, 동반자에게서도 영원히 실격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가장 큰 금액이 걸린 실수는 1000만 달러가 걸린 2010년도 페덱스컵에서 짐퓨릭이 1라운드 바이클래스 프로암 대회에 지각해 본대회에 실격당한 것이다. 프로암은 대회를 열어준 스폰서에 대한 예의가 담긴 대회여서 지각 조차도 엄청난 비매너로 규정하고 실격처리 하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설의 골퍼 바비 존스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와 4대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즈의 창립자로도 유명하지만 최고의 플레이어와 최고의 매너로도 유명하다. 그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의 플레이 중 볼이 움직인 것을 자진신고해 그 대회의 우승을 놓쳤다. 이후 우리는 룰을 생각할 때 바비존스를 떠올리게 된다. 바비존스는 골프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은행원이 돈을 훔치지 않은 것이 칭찬받아야 하는 것인가?” 골프룰을 준수하는 것은 위대한 것이 아니고 기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룰을 준수하는 것이 화젯거리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골퍼가 타수, 상금 등 유혹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수년간 골프 국가자격 검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일반 골퍼들이 얼마나 많이 코리안 스타일로 골프를 하는가를 경험했다. 한국만큼 컨시드가 후한 나라가 있을까? 가장 기억에 남는 저주는 연세가 꽤 많은 참가자가 어렵게 마지막 홀까지 커트라인 스코어로 와서 투 퍼트만 하면 합격인데 첫 퍼팅 후 동반자가 무심결에 ‘오케이’라고 하는 말에 공을 집어든 것이다. 순간 ‘얼음’이 되었지만 그 결과는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

최근 바뀐 규정으로 오히려 혼란이 많은 룰은 벙커에서 헤드를 바닥에 놓아도 된다는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벙커샷은 셋업이나 볼을 치기 위한 동작에서 모래에 클럽이 닿으면 2벌타를 받는 것은 이전과 똑같다. 다만 플레이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에서 클럽이 모래에 닿는 것은 허용한다는 점이 달라졌다.

골프규칙1-1에서 매우 짧게 설명된 골프게임은 ‘티잉구역에서 플레이 하고 퍼팅그린에서 반드시 홀아웃을 해야 하며, 한 번 움직인 공은 예외를 제외하고서는 그대로 플레이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짧은 내용과 몸소 배어 있는 배려의 마음만 있어도 대부분의 룰은 준수하게 될 것이다.

골프룰은 범위가 넓어서 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1벌타는 원하지 않는 실수에서 발생하는 오비(OB)나 페널티 구역 구제, 언플레이어블 등을 예로 들 수 있고 2벌타는 일반의 벌로 스코어를 속이거나 나에게 더 유리하게 하는 모든 벌이다. 룰 위반의 막장은 부정행위 등 ‘합의’다. 플레이어 간 또는 플레이어와 캐디 간 부정적인 합의가 이뤄진 경기는 실격이며 중대한 벌에 대해서는 협회에 따라 추후 징계가 더 주어질 것이다.

주말골퍼들 중 골프 룰을 너무 준수하면 매너 없는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백돌이를 넘어선 플레이어라면 최대한 홀아웃 하고 최대한 룰을 준수해 라운드를 해보면 어떨까! 골프의 새로운 재미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골프룰에 관련한 속담에 이런 게 있다. “네가 남몰래 어긴 룰은 설사 동반자가 모른다 할지라도 네 자신이 알고 신이 보고 있다.” 이 말을 세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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