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4일 서울에서 출범하며 복수거래소 시대가 열렸다. 70년 가까이 한국거래소(KRX) 독점 체제로 유지됐던 국내 주식거래 시장이 경쟁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증시가 하루 12시간 열려 출·퇴근길에도 주식거래가 가능해지고 신규 호가 도입으로 다양한 투자 전략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고객 편의성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부산 본사 KRX와 이해가 상충하면서 부산 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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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에서 주요 내빈들이 개장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연합뉴스 |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ATS다. KRX와 비교해 ATS는 거래수수료가 싸다. 또 ATS가 정규 시장 전후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열어 운영시간도 길다. 이달까지는 10개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이후 거래 종목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5주차에는 800개로 늘릴 예정이다. ATS가 운영되면서 주식 매매 기능이 분산되고, 경쟁관계인 KRX 수입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식 거래를 체결해야 하는 최선집행의무에 따라 거래 비용이 낮은 ATS로 주문이 몰릴 여지가 크다. 지난해 한국거래소 거래 수수료는 3825억 원이다. 현행법상 넥스트레이드 거래량은 한국거래소의 15%까지만 받을 수 있는데 단순 계산해도 연간 570억 원의 수수료를 뺏길 수 있다.
이처럼 KRX 거래시장 비중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서울로 금융산업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KRX 수입이 줄면 지방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KRX 위상이 흔들릴 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이처럼 한 둘이 아니다. 부산시와 시민단체가 그동안 ATS 설립을 반대한 이유다. 부산경실련은 “정부의 ATS 밀어주기는 금융중심지 발전 동력을 서울로 빼돌리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는 부산을 배제하고 ATS 도입부터 거래시간, 거래 품목 등을 선정했다. ATS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려는 시민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계에선 ATS가 금융위 관료 출신 일자리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대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금융위 국장 출신이다.
가뜩이나 KRX는 부산과 서울 이원 체재로 운영돼 부산 본사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핵심 부서인 유가증권, 코스닥, 시장감시 등 3개 부문은 서울에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 서울 본사 ATS가 사실상 핵심거래소 역할을 할 수 있다. 선진국은 대부분 금융중심도시 2곳 이상을 두고 서로 경쟁력을 높이면서 균형발전을 한다. 우리 정부도 2009년 부산과 서울을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제적·행정적 지원이 부족해 부산은 금융경쟁력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시는 ATS 출범 후 부산금융중심지 위축 실태를 분석해 경쟁력을 높일 지원책을 정부에 요구해야 마땅하다. 또한 정부가 일방적으로 ATS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