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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AI, 끌려갈 것인가, 리드할 것인가?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주4일 혁명’ 저자

  •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주4일 혁명’ 저자
  •  |   입력 : 2025-03-03 19:08:1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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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가 기획안을 작성한다. 보고서를 정리한다. 의사결정을 돕는다. 그렇다면 인간의 역할은?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것이 전부일까? 기계의 판단을 단순히 확인하는 인간, 이대로 괜찮은 걸까?

역사적으로 기계는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해왔다. 이제 AI는 인간의 ‘지적 능력’까지 대체하려 한다. 문제는 AI의 출력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AI의 분석과 예측을 그저 따르기만 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AI의 주인이 아니다. 맞다, 노예다.

우화 한 토막. 옛날 어느 나라에 부유한 주인과 성실한 노예가 있었다. 주인은 노예에게 모든 일을 시켰다. 밭을 갈게 했다. 집을 짓게 했다. 심지어 살림까지 맡겼다. 노예는 점점 능숙해졌다. 주인은 점점 손을 놓았다. 어느 날, 돈이 필요한 주인이 금고를 열려 했다. 하지만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았다. 밭을 갈고 집을 손보려 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살림을 챙기려 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모든 것을 노예에게 맡긴 결과였다. 결국 주인은 노예를 ‘받들게’ 되었고, 노예는 주인을 ‘거느리게’ 되었다.

AI도 다를 것 하나 없다. AI(노예)는 요약하고, 종합하고, 추론하고, 분석하고, 평가한다. 인간(주인)은 AI의 결과값을 그저 받아들인다. 표면적으로는 인간이 AI를 통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AI 없이는 아무런 판단도, 결정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주종 관계 역전! AI는 점점 발전하고, 인간은 점점 무력화된다. 결국 인간은 AI에 종속된 노예가 된다.

특히 AI는 인간의 ‘읽기 능력’을 위협한다. AI가 책 내용을 요약해주고, 보고서를 압축해주고, 주요 정보를 간추려준다. AI 요약본만 소비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긴 글을 읽지 않는다. 아니, 읽지 못한다. 읽지 못하면 사고할 수 없다. 사고하지 못하면 판단할 수 없다. 결정할 수 없다. 주는 먹이만 받아먹다 사냥법을 잊어버린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다.

AI를 리드하는 사람들은 다르다. AI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AI가 놓친 맥락과 가치를 보완한다. AI를 창의적 문제 해결의 도구로 활용한다. 핵심은 맥락을 이해하고, 가치를 판단하며,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다. AI의 해법이 현실 문제와 얼마나 연결되는가?(맥락 검증), AI의 결론이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정의에 부합하는가?(가치 평가), AI가 놓친 문화적·감성적 요소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창의적 변주). 세 가지 필터를 적용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정제해야 한다. 인간만의 사고력과 통찰력을 더해야 한다.

결론은 단순하다. AI를 단지 소비하는 ‘수동적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AI의 한계를 보완하고 창의적 요소를 더하는 ‘주체적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궁금하다. AI에게 끌려가지 않는 방법 말이다.

첫째, AI의 판단을 맹신하면 안 된다. AI가 내놓은 결과물은 통계적 예측이다. 데이터의 편향성과 알고리즘의 한계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수용해선 안 되는 이유다. 반드시 맥락과 근거를 확인하고 체크해야 한다. 둘째, 인간 고유의 사고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패턴을 도출할 뿐, 새로운 개념을 창출하거나 직관적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독창적 지혜, 감성적 판단, 윤리적 숙고 같은 인간만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창의적 질문과 비판적 사고가 관건이다. 셋째, AI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되, 의사결정의 중심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AI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일 뿐, 최종 선택의 주체가 될 수 없다. AI의 분석을 참고하되, 인간의 경험과 통찰을 결합해 최적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AI는 인간 능력의 확장 도구다. 하지만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우리의 사고력과 창의성은 외려 퇴화된다. AI가 모든 걸 해결해줄 것이라는 환상과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AI가 주인된 세상에서 인간이 설 자리는 없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비판하고, 재해석하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기계를 활용할 것인가? 끌려갈 것인가, 아니면 리드할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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