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2월 국회에서도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 18일 전체회의, 19일 법안소위를 열어 올해 첫 심의를 시작했으나, 논의하겠다는 법안 목록에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없다. 부산의 여야 국회의원 18명 전원이 정부 부처 협의까지 거쳐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인데도 첫 단계인 상임위 법안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입법에 필요한 공청회 일정이라도 잡자고 제안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행안위원장과 간사는 묵묵부답이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21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이후 22대 국회에서도 속절없이 쓸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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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건영 간사 겸 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소야대 국회 구도상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입법에는 민주당 협조가 필수다. 그러나 행안위원장은 물론이고 여야 간사 합의마저 여의치 않다. 특히 민주당 간사는 부산 출신임에도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행안위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은 부산시가 의원실을 직접 방문해 협조까지 구했음에도 보고를 받은 바 없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껄끄러운 이슈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모른 척 하는 거라면 부산 시민 우롱이고, 정말 모른다면 그건 직무유기다.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북극항로를 개척해 부산을 세계의 물류 중심지로 키우자는 이재명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제안과 궤를 같이하는데도 민주당 의원들의 몽니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부산 국회의원들과 부산시의 전략 부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법안은 특정 정당이 아니라 여야 의원이 모두 발의에 참여했고 내용 또한 여야간 이견없음이 여러 차례 확인됐다. 그런데도 법안소위 문턱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원인을 민주당에서만 찾는 건 한심하다. 민주당이 협력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셈인가. 가장 몸이 달아야 할 부산시도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박형준 시장은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까지 했다. 12월엔 부산상공회의소 주최 경제포럼에서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며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2월 임시국회는 이미 후반전에 접어들고 있다. 민주당의 비토는 기정사실이었는데 이를 우회하거나 돌파할 전략 전술은 없이 말로만 희망고문했던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상속세법 개정이나 반도체 근로자 52시간 근무 등 특정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지역 이기주의쯤으로 치부하며 외면해선 안되는 현안들도 있다.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회생과 관련한 입법활동이 그것이고,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그중 대표격이다. 정국이 조기 대선 국면으로 넘어가면 모든 이슈가 선거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부산이 처한 현실은 몇달간 선거전을 치르고 국정과 국회가 재정비되기를 기다릴만큼 한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