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 전시회로,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필자는 CES방문을 통해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교육 및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어오고 있다.
2016년 처음 방문했을 때는, AI가 스마트홈과 음성 비서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자율주행 로봇 헬스케어 반도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CES 슬로건은 ‘All Together, All On’으로, 다양한 산업, 기업, 그리고 개인이 힘을 합쳐 혁신을 이루고 이를 통해 하나로 연결하자는 포용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2025년 CES 슬로건 ‘Dive-in’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 적극적으로 혁신에 몰입하고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받아들이자는 의미로서, 사용자가 더 깊이 AI 기술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CES에서 AI 기술은 매년 더 정교해지고, 더 실용적으로 적용되며, 다양한 산업과 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CES에서 한국 기업들은 항상 강한 존재감을 보였으며 올해도 AI가 녹아 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기술을 선보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 LG, SK 등 유수의 한국의 대기업들은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CES를 통해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필자는 이곳에 있을 때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고 뿌듯함을 느낀다.
지난 1월 CES를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생성형AI 딥시크(DeepSeek) 쇼크로 뉴욕 기술주 시장이 요동을 쳤다. 2022년 오픈AI가 챗GPT를 대중에 공개한 이후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고, 다들 선두에 있는 미국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동글동글하게 생긴 푸른 고래를 앞세운 딥시크가 챗GPT와 성능은 비슷한데 더 빠르게, 더 싸게 AI를 만들었고 자신들이 어떻게 개발했는지 공개까지 했다. 딥시크는 개발비 축소, 베끼기 의혹에 더해 최근에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곳곳에서 ‘금지령’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의 독주를 무기력하게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AI 업계에 큰 쇼크와 동시에 희망의 실마리를 준 것도 사실이다.
딥시크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AI기술 순위를 나타내는 달리기 이미지를 보면, 미국 깃발을 든 선수가 가장 앞서 달리고, 그 뒤에 중국 깃발을 든 선수가 “날아서” 뒤쫓고 있다. 그리고 한참 뒤 한국 영국 일본 등 이류 무리들이 쫓아가고 있다. 글로벌 AI 3강이라는 목표를 세운 우리나라는지금 큰 긴장을 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딥시크 개발자 대부분이 대졸 신입이거나 AI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AI개발자와 연구 인력이 미국 중국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더욱이 미국 중국 기업들이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한국 AI인재를 빼가고 있는 실정이다.
딥시크-V2 개발에 참여한 1995년생 ‘AI 천재 소녀’뤄푸리는 샤오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연봉 1000만 위안(약 20억 원)을 제안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SNS에서는 “95학번이 아니라 95년생이라니 놀랍다” “대우가 넘사벽이니 미국, 중국 천재들은 공대를 가고 우리는 의대를 간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우리도 AI 연구자 및 엔지니어 등 최첨단 분야의 연봉을 글로벌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면 의대를 가지 않고 공대를 갈텐데’라는 부러움에서 오는 표피적인 생각도 해본다.
한국이 AI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부가 핵심 기술 확보, 인재 양성, 규제 개선, 글로벌 협력, AI 생태계 조성 등의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적극적이면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수년 동안 CES에서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하던 대한민국이 이 인기를 계속 가지고 가려면 AI 연구자들에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충분한 보상과 연구 환경을 제공해야 하고,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정부의 혁신적인 투자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다.
미래 산업이 아니라 현재 산업의 핵심이 된 AI에서 뒤처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사람이 곧 기술임을 다시 한번 자각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