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시 주요 관광지(41곳)와 민원이 많은 지역(56곳)의 하수구를 조사한 결과 생활악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주요 관광지 중 만취길이라 불리는 부산진구 서전로 10번길 중 한 지점에서 복합악취가 최대 3000배, 해운대해수욕장 부근 모 자동차 전시장 앞(해운대해변로 265번길) 및 해리단길(우동1로 38번길)에서 악취가 1442배에 달했다. 값이 3000배라 함은 시료에 이 정도 양의 깨끗한 공기를 넣어야 악취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민원다발지역 중에서는 수영로 610번길과 망미배산로 76번나길의 악취가 1442배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글로벌허브도시를 추구하는 부산에서 이런 악취가 발생해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관광지에서 냄새가 심한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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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시민이 악취가 나는 하수구를 가르키고 있다. 국제신문 DB |
부산진구 서면 만취길은 술집과 음식점이 밀집한 곳이다. 전국적으로 알려져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골목길이 좁아 하수구 준설이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하수구 악취는 담배꽁초나 쓰레기가 쌓이면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다. 특히 우수와 하수가 한꺼번에 모이는 합류식 하수구에서 심하게 난다. 해리단길 역시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지만 센텀시티 같은 분류식 하수관거가 설치돼 있지 않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은 여름이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모인다. 이곳에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니 관광객 맞이에 부끄러운 일이다.
하수구에 쌓인 각종 생활 쓰레기는 혐기성 분해를 일으켜 복합악취와 함께 황화수소를 발생시킨다. 유독물질이면서 폭발사고의 우려도 있다. 복합악취가 가장 심한 수영로 610번길의 황화수도 농도는 0.313ppm으로 조사 대상지 중 가장 진했다. 개별 악취물질이 전체 악취 발생 정도에 미치는 기여도인 악취활성화값의 평균은 해운대해수욕장 부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황화수소 농도가 짙어 영향을 끼쳤다. 황화수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고 쌓일 때는 위험하다. 행인이 하수구에 담배꽁초를 버리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중국의 한 도시에서 어린이가 폭죽을 하수구에 넣었다가 폭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부산시는 해마다 악취 민원이 많은 곳과 그럴 가능성이 큰 곳을 선정해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이를 담당 구·군에 통보해 대책을 세우도록 한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문제의 하수구를 준설하면 악취가 상당히 감소함을 확인했다. 기초자치단체는 예산 타령하지 말고 주요 관광지와 민원이 많은 하수구를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차집관거조차 없이 하수가 배출되기도 했다. 기본적인 하수관거와 함께 우수·하수를 분리해 처리하는 분류식 하수관거 건설을 앞당겨야 한다. 비가 내리면 분류식이 없어 온천천 물고기가 떼로 죽는, 이런 일은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