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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AI 혁명’은 그렇게 시작된다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주4일 혁명’ 저자

  •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주4일 혁명’ 저자
  •  |   입력 : 2025-02-03 18:47:2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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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구석, 햇살이 스며드는 자리. 두 친구가 앉아 있다. 한 사람은 노트북 화면에 몰두해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또 다른 사람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게 그렇게 대단해?” “대단하지. 나 혼자 했으면 한참 걸렸을 걸. 이거, AI(인공지능)로 만든 거야.” “그래? 그러면 나도 뭐라도 배워야 하는 거야?” 두 친구의 대화가 귓가에 맴돌았다.

AI는 이제 누구나 쓸 수 있다. 쉽고 빠르다. 게다가 대부분 무료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코드를 짜고, 분석을 하고, 음악과 영상을 만든다. 하지만 이상하다. AI가 모든 걸 바꿨다는데, 여전히 그 변화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있어서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AI는 날개다. 더 많은 걸,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준다. 아이디어가 부족해도 문제 없다. AI는 창작의 빈틈을 채워 그럴듯한 초안을 금세 만들어준다. 든든한 보조 엔진이 따로 없다. 한 영상 제작자는 이렇게 말했다. “전에는 3일 걸리던 작업을 하루 만에 끝냈어요. 심지어 결과물도 더 좋아졌어요.” AI 기술이 바꿔놓은 속도와 품질의 레벨 업. 창작자에게 AI는 작은 변화가 아니다. 거대한 혁명이다. 콘텐츠 생성 혁명!

하지만 콘텐츠를 소비만 하는 사람들에겐? 딱히 체감되는 변화가 없다. AI로 무언가를 만들 기회도, 필요도, 이유도 없으니 그저 남들이 만든 걸 더 쉽게, 더 많이 소비할 뿐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세계를 열고 있는데, 누군가는 제자리에 머무는 거다. 이 간극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진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그어지는 보이지 않는 선. ‘AI 디바이드’다. AI를 다루는 능력이 생산성과 기회, 삶의 질까지 바꿔놓는다. 모두를 위한 AI 혁명이 아닌 거다.

“도대체 AI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지금껏 AI 없이도 잘 살았는데.” 많은 이들이 가진 의문이다. 그 질문 속에 답을 찾을 실마리가 있다. AI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유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AI로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런 기회를 또 찾아야 한다. 가져야 한다. 시작은 작은 것부터다.

첫째, 기본적인 AI 문해력 확보다. AI 활용은 디지털 문해력의 확장이다. 유튜브, 무료 강좌, 공공기관 프로그램 등 활용할 수 있는 학습 기회가 주변에 많다. 중요한 건 지속적인 관심과 학습이다. AI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첫걸음이다.

둘째, AI 창작 경험이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험이 중요하다. 글쓰기, 영상 제작, 음악 작곡 등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다. AI로 친구 생일 축하 음악을 작곡하고, 가족 추억 영상도 만들고. AI는 더 이상 ‘남이 만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도구’가 아니다. ‘잠재력을 확장하는 파트너’다.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경험과 과정이다.

셋째, AI 커뮤니티 참여다. 지역 모임, 온라인 포럼, SNS 그룹 등에 참여해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거다.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AI 활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창의적 협업 기회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건 호기심이다. AI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 모든 걸 알아서 해주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는 자세다. 질문이 없으면 변화도 없다. 호기심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이다.

카페의 두 친구를 다시 떠올린다. AI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내던 친구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 두 사람의 간격은 AI 기술 때문만이 아니다. 어쩌면 ‘시도’와 ‘의지’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눈 앞에 나타난 커다란 문. 누군가는 그 문을 두드리고, 누군가는 그 문 앞에 멈춰선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문은 열려 있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결국, 발을 내딛느냐 아니냐의, 작은 차이일 뿐.

세상은 변하고 있다. AI는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장이다. 새로운 가능성의 열쇠다. 열쇠는 이미 초대받은 우리 손 안에 있다. 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첫 발을 내딛는 용기다. 세상사 그렇듯 해보면 별 것 아니다. 그저 하면 될 일이다. 그냥 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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