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 안전 안내문자를 수차례 받았다. 주로 치매 노인이 실종돼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족들이 애타는 마음으로 찾을 걸 생각하니 안쓰러웠다. 초고령화사회가 되면서 경제 활력을 잃는 것은 물론 노인 부양 부담이 커지고 있다.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다. 환자의 품위와 삶의 질을 훼손하고 가족에겐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안겨준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환자 수는 올 초 기준으로 105만 명에 달한다. 2050년에는 300만 명 이상이 치매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환자 관리 비용도 큰 폭으로 는다. 2010년 65세 이상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1851만 원이었으나 2021년엔 2112만 원으로 증가했다. 치매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알츠하이머가 가장 많다. 이의 유력한 원인은 환자의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다.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세포를 파괴, 치매 증상을 일으킨다. 두 번째로 흔한 혈관성 치매는 뇌의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뇌졸중이 발생, 뇌조직이 손상되면서 갑자기 나타난다.
수면 부족, 콜레스테롤 수치 악화, 운동 부족 등도 치매 원인으로 꼽힌다. 많은 스트레스와 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40∼50대 중년층은 물론 30대에서도 치매가 심심찮게 발견된다고 한다. 이처럼 치매 환자 증가에도 발병 원인이 불명확해 확실한 치료제가 없다. 지난해 3월엔 알츠하이머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 ‘레켐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못해 치료비가 수천만 원에 달하고 뇌부종·뇌출혈 등 여러 부작용이 보고된다.
치매를 완치하는 치료제는 없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치매 증상을 단순한 노화현상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이나 사람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등 초기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매 환자가 살던 곳에서 편안히 지내도록 ‘치매 친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을 가족에게만 맡겨선 안 된다는 의미다.
부산 사상구가 전국 처음으로 총 77억 원을 투입해 구립 치매요양원을 모라동에 건립할 방침이다. 오는 12월 요양시설 건립 공사를 시작해 2026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치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이런 움직임에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