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재발부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8일 체포 시점과 강도, 인원 투입 등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대통령경호처는 철조망 쇠사슬 버스벽 등으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요새처럼 구축하고 있다. 경찰에서는 이에 대응해 대테러특공대·드론·헬기·장갑차 투입마저 검토하는 양상이다. 1차 체포영장 집행 실패로 다소 주춤한 대통령 체포 찬반시위마저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자칫하면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공수처와 경찰은 치밀하게 준비하고, 신중하게 집행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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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다음 날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출입구로 차량 한대가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 일각에서는 체포영장을 다시 받은 만큼 즉각 작전에 돌입해 강력한 수사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중으로 특공대를 기습 투입하자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한다. 시간을 오래 끌수록 경호처 등 상대의 준비도 더욱 철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그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교한 작전계획을 세워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경호처 수뇌부를 무력화한 뒤 영장을 집행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박종준 경호처장 등 간부들 체포영장을 함께 받아 집행하면 경호처 힘을 뺄 수 있다는 논리다. 투입 인력 규모도 고민 중이라고 한다. 공수처와 경찰은 1차 영장 집행 때보다 인원을 대폭 보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특공대 장갑차 헬기 등을 대규모로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 화기로 무장한 경호처 직원과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기관 간 충돌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 유혈 사태까지 빚어진다면 이건 나락으로 떨어지는 길이다. 1차 집행 때보다 인원을 대폭 보강해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인원을 하나씩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게 바람직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이렇게 하면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다. 힘들더라도 리스크를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하겠다. 성과에 집착해 무리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
윤 대통령 측은 한 발 물러선 듯한 입장을 보였다.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기소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청구하고, 관할법원도 맞지 않은 체포영장으로 진행되는 수사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변호인단의 의견을 수용한다고 해도 핵심 피의자를 조사하지 않고 기소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강제수사보다 윤 대통령이 제 발로 관저에서 걸어나와 수사에 임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다. 1차 집행 과정이 생중계되면서 법치주의 훼손을 온 국민이 지켜봤다. 피땀으로 일군 대한민국 위상이 속절없이 허물어진 순간이었다. 더는 용납할 수 없다. 결자해지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