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앞서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했다. 참사 여객기 조종사는 사고 4분 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콘크리트가 타설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사고가 난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의 대표주자다. 2005년 1월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합작해 설립했다. 이후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등이 잇따라 생겼다. 저비용 항공사(LCC·low-cost carrier)는 이름처럼 대형항공사보다 요금이 저렴하다. 기내 좌석 간격이 좁고, 서비스가 대부분 유료지만 가격 매력이 있어 인기다. 국내나 일본, 동남아 등 가까운 해외 여행을 갈 때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에는 제주항공의 동일기종(B737-800)에서 랜딩기어 이상이 생겨 회항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번 참사로 LCC를 향한 두려움이 ‘포비아(공포증)’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사고 발생 하루 만에 7만 건에 달하는 항공권 취소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으론 여행상품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이번에 사고가 난 기종인 보잉사의 B737-800을 주로 LCC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 크다. 국내에선 화물기를 포함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 101대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101대에 대한 특별안전 점검을 진행중이다. 에어부산은 전 항공기를 에어버스사에서 도입, 운항하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그동안 LCC가 안전보단 지나치게 수익성에 치중했다고 지적한다. 참사 여객기는 사고 전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과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베이 등 8개 공항을 오가며 13차례 운항했다. 공항 체류시간도 대체로 한 시간 내외로 짧았다. 기체 점검을 제대로 받을 시간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LCC의 운항 편수가 대형항공사보다 많은 반면 정비 인력은 크게 부족하다. 항공기 한 대당 정비 인력이 국토부 권고 최소 기준인 12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업계 전반에 안전관리 체계를 공고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은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