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통합 LCC 본사’라는 달콤함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25-01-01 19:11:5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부산 본사 유치’ 논의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달콤한 유인책이다. 2020년 11월 16일 산업 경쟁력강화 장관 회의 직후 당시 국토교통부 김상도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통합 FSC(대형항공사)’는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집중 운영하고 ‘통합 LCC’는 다른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새롭게 영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다른 지방공항을 기반으로’란 부산에 통합 LCC 본사를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국토부는 ‘듣는 이(부산)’로 하여금 ‘통합 LCC를 부산에 둔다’는 뉘앙스를 풍기되 ‘통합 LCC 본사를 부산으로 한다’고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셈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도 ‘에어부산 논의’에 대해서는 발뺌하기 시작한다.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는 2020년 12월 2일 기자 간담회에서 “LCC 통합 본사를 부산에 두는 일에 관해 지역 주민, 관련 기관, 직원, 새로운 경영진이 잘 협의해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서울에 근거를 둔 진에어 직원들이 부산 본사 이전 논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게다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인천을 통합 LCC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히기에 이른다.

이제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에 대해 실익이 있는지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18일 부산경제포럼’에서 “통합 LCC 본사 유치 문제를 도와주지 않으면 ‘부산 홀대’라는 메시지를 곳곳에서 던질 필요가 있다”고 하는 등 통합 LCC 본사 유치를 추진하는 발언을 계속 했다.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항공사 본사 유치가 아주 중요한 업적이 될 수 있겠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다.

3개 LCC가 통합하면 부산 항공사는 사라진다. 김해공항의 항공 수요는 인천공항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통합 LCC가 출현하면 인천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도 아닌 민간 항공사가 부산에 본사를 둘 리도 없고 두더라도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에어부산이 통합 LCC에 편입되면 지역 청년 일자리는 더 줄어든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에어부산 임직원은 1398명이었고 이 중 70%(약 979명)가 부울경 출신이었다. 통합되면 앞으로도 부울경 청년들에게 이 정도 규모의 일자리가 보장될 수 있을까. ‘화학적 결합’이라는 이름으로 부산 거주 직원을 다른 지역으로 발령내지는 않을까.

에어부산은 김해~김포 노선 여객 점유율 40%를 담당한다. 에어부산이 있어 타 항공사도 취항한다. 타 항공사는 이 노선에서 철수한 적도 있고 공급을 대폭 줄이기도 한다. 때에 따라 기체(여객기)를 해외에 투입하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부산에서는 9월부터 11월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불꽃축제가 이어진다. 수도권으로부터 많은 관광객이 유치되는 이때에는 열차표 구하는 게 매우 어렵다. 급한 일이 생기면 열차든 비행기든 공급 좌석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대한항공이 운영할 통합 LCC가 김해~김포 공급을 줄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부산시가 추구해야 할 것은 실리다. 올해 상반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역 상공계와 힘을 합쳐 주요 정당 대선 후보에게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든, ‘에어부산 독립 법인화’이든 에어부산의 법인격이 유지되도록 공약을 제안해야 한다. 본사 유치라는 달콤함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그래야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고 새 정부는 정책으로 추진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는 산업은행 자금이 8000억 원이 투입돼 대통령이 개입할 여지가 매우 크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단일 주주로서 최대 주주다. 조원태 회장 및 그 우호 지분(19.95%)에 이은 2대 주주다. 대통령은 정부를, 정부는 산업은행을,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을 움직인다. 부산시장이 만나야 할 사람은 대통령이지 조원태 회장이 아니다.

정옥재 서울경제부 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3. 3[근교산&그너머] <1485> 경북 영주 ‘무섬길’
  4. 4“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5. 5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6. 6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7. 7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8. 8조선의 궁인데…이름도 옷도 서양식 K-사극, 판타지 세계관 확장 통할까
  9. 9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1. 1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2. 2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3. 3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4. 4“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5. 5與 ‘조작기소특검법’ 5일 처리 추진…국힘 “모든 안건 필버”(종합)
  6. 6국힘 “미래기금, 총선용 사금고” 민주 “세수 변동 대비 안전장치”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9. 9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10. 10[속보]李대통령, 사랑제일교회 향해 “버티면 된다는 건 세상에 없어”
  1. 1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2. 2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3. 3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반토막…韓 점유율은 22% ‘존재감’
  4. 4쿠팡 Inc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 ‘역대 최대’(종합)
  5. 5美 의회 장악 민주, AI 규제하나…韓 반도체 업계 촉각
  6. 630대그룹 美 계열사 10년새 232% 급증
  7. 7벡스코 ‘26분 정전’ 원인은 합선…노후 전력설비 개선 추진
  8. 8대양전기공업 배당성향 30%로…주주가치 제고
  9. 9“극지연구 데이터 사업화, 기업 신성장 동력으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4일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3. 3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4. 4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6. 6“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7. 7전남광주 순천대·경북 경국대 ‘지역의대’ 신설
  8. 8폭염에 냉방 꺼 ‘갑질 논란’ 기업, 불법 하도급 의혹 추가
  9. 9기장 리조트 참사 시공사 대표 중형 구형
  10. 10“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3. 3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4. 4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5. 5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6. 6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7. 7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8. 8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9. 9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10. 10[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선출 권력 통제
등골 프로텍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건강 불평등 해소한다더니…취약지역 외면한 의료버스
AI 악용 부정행위, 수능 공정성 지킬 대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