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갈맷길 15주년을 보내며

23개 코스 총 278.8㎞…접근성 탁월한 걷기 명소

민간법인·공공 역할 분담…관리·운영체계 보완 절실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24-12-29 18:44:06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09년 그린웨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해 그해 시민 공모를 통해 부산을 상징하는 갈매기와 길을 합친 이름을 얻은 ‘갈맷길’이 어느덧 15주년을 지나고 있다. 갈맷길은 몇 차례 변화를 거쳐 2023년 1월 9개 구간 23개 코스 총 278.8㎞에 이르는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걷기가 활발해지면서 갈맷길을 찾는 발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0 걷기여행 실태조사’의 사랑받는 걷기여행길 조사에서는 전년 17위에서 단숨에 제주올레(24.9%)에 이어 2위(8.8%)를 차지했다. 부산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2019년 열렸던 아시아 트레일즈 콘퍼런스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덕분에 이후로도 갈맷길은 상위권을 유지한다. 2021년 실태조사에서는 한 계단 떨어져 제주올레(16.6%), 해파랑길(8.3%)에 이어 3위(5.1%)를 차지했고 2022년 조사에서는 순위가 해파랑길(24.8%), 제주올레(16.5%)에 이어 3위를 유지했지만 선호도는 10.0%로 처음 두 자리대로 진입했다.

인지도 상승과 함께 갈맷길을 찾는 도보 여행자도 빠르게 는다. 갈맷길은 도심 트레일이라는 특성으로 최고의 접근성을 보여준다. 이런 덕분에 갈맷길은 완보 인증을 하는 전국의 트레일 가운데 제주올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완보자를 배출한다. 갈맷길 완보자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569명)까지 매년 수백 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1년 처음으로 네 자리인 1106명을 기록하며 2013년 완보 인증을 시작한 이래 햇수로 9년 만에 누적 완보자 수가 3000명을 돌파했다. 이후 2022년 1521명, 2023년 1650명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2024년에도 지난 13일 기준으로 1660명을 기록해 3000명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누적 8000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갈맷길 완보자의 특징은 거듭 완보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2회 이상 중복 완보자의 수가 꾸준히 느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2회 이상 다회 완보자(51.9%)가 최초 완보자보다 많았다. 또 다회 완보자는 최초 완보자보다 20.5%포인트가 높은 90.5%가 재완보 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적당한 완보 횟수를 묻는 문항에도 77%가 ‘제한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갈맷길은 처음 걸으면 그 매력을 100% 알기 어렵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그 매력에 빠져든다는 걸 보여준다. 다른 트레일보다 유달리 많은 재완보자 수치는 갈맷길 완보의 문턱이 낮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산 시민의 참여도가 높다는 걸 반영한다. 조금 과장해서 집에서 15분이면 누구라도 가까이 있는 갈맷길 코스 중 하나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건 갈맷길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갈맷길은 찾는 이가 많은 만큼 불평과 비판도 적지 않다. 완보자들이 제기하는 다양한 불만은 갈맷길이 완보자 증가와 선호도 상승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준다. 스탬프북과 큐알, 애플리케이션의 세 가지 방법으로 인증을 하면서 편리성을 높였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스탬프의 잉크 부족, 오류로 인한 미인증, 사전 공지 없이 이뤄지는 애플리케이션의 경로 변경 등은 되풀이해서 지적된다. 지적 사항에 대해 빠르게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도 많다.

이런 소소한 문제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은 갈맷길의 관리와 운영 체계의 근본적 보완이다. 갈맷길의 운영 시스템은 탄생 때의 형태에서 별반 나아가지 못했다. 무엇보다 공식적인 갈맷길 전담단체가 없다는 문제는 초창기부터 제기됐다. 전담단체가 없다 보니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이 힘들고 보수 등이 필요한 문제가 생겨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체계적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다채로운 축제와 걷기 프로그램 발굴에도 한계가 있다. 이는 갈맷길 브랜드 구축의 실패로 이어진다.

탄생 후 15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이어온 갈맷길 운영 체제는 이제 재정과 시설관리는 공공이 지원하고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은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새로 정립하는 일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운영 체제를 갖춘 전국의 대부분 트레일이 이런 방식으로 운영된다.

갈맷길도 민간 법인과 공공기관이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면 전문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갈맷길 관련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완보인증센터와 안내센터 운영에 더해 여행자센터까지 갖추면 일상적인 갈맷길 걷기와 유지·관리는 물론 관광 상품화와 브랜드 관리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경기도 여주시 일원을 흐르는 남한강을 따라 조성된 트레일 여강길을 관리하는 (사)여강길이 경기도 관광유공자 표창을 받은 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갈맷길 운영 체제의 변신을 모색하는 게 20주년을 맞는 해에 또다시 후회하지 않는 길이다.

이진규 편집국 부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3. 3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4. 4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5. 5‘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6. 6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7. 7울산 온산 화학공장 화재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3. 3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4. 4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5. 5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8. 8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9. 9“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0. 10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3. 3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4. 4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5. 5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6. 6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8. 8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9. 9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0. 10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4. 4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8. 8“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0. 10[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10. 10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다시 영화의 시간
사형 생중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퐁피두 중단·라 스칼라 보류, 새 문화 대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강력한 의지 보여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