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홍의 세상현미경] 고환율의 명령

이홍 광운대 경영대학 교수

  • 이홍 광운대 경영대학 교수
  •  |   입력 : 2024-12-26 19:21:0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원화가 삼각파도를 만났다. 트럼프 발작으로 시작된 고환율은 정치적 충격으로 악화되더니 이번에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기름을 부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 내리면서 동시에 트럼프 정부에서 예상되는 물가를 잡기 위해 2025년에는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미국금리가 뛰었고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원화는 곤두박질쳤다. 이러다 달러당 1500원 시대가 열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고환율은 여러 면에서 치명적이다. 달러채로 돈을 빌린 기업들은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한 기업들도 망연자실이다. 환율이 뛴 만큼 환차손이 급격히 는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올려 내수시장을 힘들게 만든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나섰다. 외환 유입 규제를 완화해 달러가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넓혔다. 국민연금 보유 달러 활용을 위해 이곳과 정부 간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650억 달러로 늘렸다. 외환보유고와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이용해 원화방어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환율이 지시하는 것에 귀 기울여 행동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고환율은 가장 먼저 달러 소비를 줄이라고 명령한다. 해외여행 소비가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의 서비스수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여행수지는 64억8000만 달러 적자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쓴 돈이 78억4000만 달러라고 하니 이에 적자를 더하면 한국인이 외국에서 쓴 돈이 나온다. 143억2000만 달러다. 여기에 두 배를 곱하면 2024년 한국인이 해외여행에서 쓴 달러를 대략 추정할 수 있다. 280억 달러가 넘는다. 한국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기업들의 위협 속에서도 2024년 242억 달러 수출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한국인의 해외여행 소비는 조선업 전체 수출액을 날려버린 것과 같은 금액이다. 여행수지 적자는 2000년대 내내 일어났다. 이런 소비를 줄이라고 명령한다.

수입소비도 줄이란다. 수출을 위해서는 원자재 수입이 필수다. 하지만 할 수만 있다면 수입을 최대한 줄이라고 명령한다. 에너지 소비가 예다. 한국은 에너지 과다수입국이다. 한국의 해외 에너지의존도는 1990년 88.7%에서 2010년에는 97.5%로 늘었다. 2020년에는 95%, 그리고 2023년에는 93.9%로 개선되었지만, 갈 길이 멀다. 원전이 에너지 수입을 줄이는 방안 중 하나지만 정치갈등으로 쉽지 않다. 그럼에도 고환율은 이런 수입을 줄이라고 한다.

고환율이 부담만 주는 것은 아니다. 수출에는 매우 긍정적이다. 2024년 총수출 예상액은 6850억 달러다. 사상 최대다. 내년에도 이 정도 수출을 하려면 가격경쟁력이 유지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 화폐 대비 원화 가치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문제는 전 세계의 화폐가치가 달러 대비 떨어지고 있음이다. 달러지수(달러 가치를 유럽 일본 영국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의 6개국 화폐와 비교한 지표)가 이를 말해준다.

2024년 2월 23일 기준, 달러지수는 107 정도다. 6개국 화폐가치가 달러 대비 평균적으로 7% 낮음을 의미한다. 6개국 이외의 다른 나라 화폐는 이보다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추세를 역행해 원화를 강제로 끌어 올리면 문제가 생긴다. 다른 나라 제품수출가는 떨어지는데 한국만 가격을 올린 꼴이 돼서다.

한국수출은 특히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에 민감하다. 이들 통화 역시 원화와 마찬가지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의 경우, 마지노선인 달러당 7.5위안에 근접하고 있다. 12월 23일 기준 7.29위안이다. 엔화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원화의 이들 통화대비 상대가치다. 원화가 이들보다 강해지면 한국은 수출에서 불리하다. 엔화 대비 원화의 경우, 2009년 1월 2일, 100엔당 1440원이었다. 2024년 12월 23일에는 925원이다. 원화 대비 엔화 약세가 크다. 일본 수출이 살아난 이유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한국수출은 크게 위협받게 된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최근 줄어든 한 이유다. 위안화는 원화 대비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1월 1일 기준 중국 1위안 당 원화는 181원이었다. 12월 23일에는 198원으로 올랐다. 한국제품이 중국제품에 비해 소폭 가격경쟁력을 가진 셈이다.

정리해보자. 한국은 원화가치 급락으로 전 나라가 울상이다. 하루라도 빨리 예전의 가치를 회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금의 달러 소비성향 구조조정 없이 원화가치를 강제로 끌어 올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자칫 외환보유고만 축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4000억 달러 미만이 되면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 2024년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4154억 달러 정도다. 환율방어만큼 외환보유고도 줄었을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허리띠 졸라매 달러 소비 줄이고 수출로 달러 유입 늘리라는 고환율의 경고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장기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근원적 방법을 제쳐두고 성급히 움직이면 한국은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2. 2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3. 3전재수 “G20정상회의 유치 도전…북항 돔 아레나 조성 추진”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뭐라노] ‘북항 찍고’ 광안리·해운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7. 7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8. 8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9. 9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10. 10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1. 1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2. 2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3. 3[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4. 4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5. 5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6. 6백종헌 “부산대병원이 7년째 권역센터 빠진게 정상인가” 질타
  7. 7[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8. 8[속보] 김여정, 정부 대북 의료장비 지원 방침에 “지뢰 사고 조작 뒤 또다른 광대극…변종된 정치적 도발”
  9. 9'이종석 방미 거부' 부인했지만…한미 정보당국간 불협화음 여전
  10. 10박성훈, 부산 보훈의료 공백 해소 물꼬…보훈부 장관 “전면 조사해 대책 마련”
  1. 1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2. 2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3. 3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7조…글로벌 빅테크 첫 기록(종합)
  7. 7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8. 8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부캉이’와 대선 만났다 … 특별에디션 출시
  1. 1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2. 2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3. 3전재수 “G20정상회의 유치 도전…북항 돔 아레나 조성 추진”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뭐라노] ‘북항 찍고’ 광안리·해운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7. 7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8. 8[뭐라노] 금정구가 인구감소지역이라고?
  9. 9부산도시철도 2호선 새 전동차 첫 반입… 세대교체 시작
  10. 10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1. 1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2. 2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5. 5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유튜브 쇼츠 정치
통행료 면제 명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누리호의 도전, 역대 최다 15기 위성 싣고 우주로
국제기구 인증보다 주민 체감 효과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