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전투기는 시대에 따라 발전한다. 1940~50년대 최초의 제트 전투기를 1세대로 하고 50~60년대 초음속 전투기가 2세대, 60~70년대 레이다와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3세대 전투기에 이어 70~90년대 컴퓨터를 이용한 전기 신호에 의한 제어시스템을 가진 다목적 4세대 전투기에서, 상대방 레이다에 보이지 않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앞으로 나올 AI 조정기능이 추가될 6세대 전투기까지…
전투기의 전투력은 한세대를 넘어 갈수록 월등히 상승한다. 4세대 F-15와 5세대 F-22 의 가상대결에서 144대 1의 전투력 차이를 보였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우리나라에 실전 배치된 5세대 전투기 F-35 40대로 북한의 모든 전투기를 압도할 수 있는 전력이다. 그래도 아직 우리 공군은 KF-16, F-15K 같은 4.5세대 전투기를 주력으로 운영하며 KF-21 보라매 같은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현대전에서 전쟁 초기에 5세대 전투기로 적국의 방공망을 뚫고 전투기와 기간 시설을 파괴, 제공권을 장악하면 아래 세대의 주력 전투기가 적국의 주요 군사시설을 공격 하는 형식이다.즉 5세대 전투기는 아래 세대의 전투기들의 후방 지원이 있을 때만 위력을 발휘한다. 5세대 전투기로 모든 전투를 수행하는 것은 전투기 구매 및 유지에 드는 비용 뿐만 아니라 전투기 성능면에서 여러모로 비합리적이다.
지난 10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응급, 위기 질환 중심으로 진료하는 중환자 중심병원으로서 기능을 확립하고, 전공의의 과도한 근로에 의존하던 관행을 개선해 밀도 있는 수련을 제공하고 임상과 수련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현재 1차 의원, 2차 병·의원, 3차 종합병원 대학병원, 4차 소위 빅5 대학병원으로 암묵적으로 서열을 나누던 의료 환경에 이름만 들으면 5세대 전투기와 같은 상급종합병원의 탄생이 예상된다. 지금도 빅5 대학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하며 중증 환자를 치료하지만 50% 환자는 1, 2차 병원에서 진료 가능한 경증 환자까지 진료하고 있다.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중환자 비율을 70%로 상향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30% 환자는 경증 환자가 될 것이다.
지방 병원 근무에서 상당히 많은 일 중 하나가 서울 대형병원 진료를 원하는 환자 진료의뢰서 작성이다.지방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에 대한 의뢰서도 있겠지만, 의료 시설이나 인력이 보편적으로 분포된 우리나라에서는 지방 대학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병은 사실 거의 없다. 더 큰 병원만 찾는 환자들의 요구가 지속된다면 30%로 줄어든 상급종합병원의 경증 환자 진료군에 들어가기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다.
전투기와 다르게 의료는 서열화가 되어서는 안된다. 1, 2차 병·의원에서 진료가 가장 먼저 기본을 유지하고 중증 질환의 치료를 대학병원에서 상급병원으로 진료 순서가 되어야 한다.상급종합병원 제도는 특히 우수한 의료진과 장비로 무장한 5세대 전투기 같은 병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보통의 병원들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응급실과 병원 경영상 적자를 보며 운영하는 중환자실 등을 유지하고, 전국에 몇 명 되지 않는 희소성을 가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제도이다. 다른 보편적인 병들은 1, 2차 병·의원에서 처방받고 근처 병원에서 수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치료의 골든 타임이 존재하는 심뇌혈관질환은 멀리 있는 상급종합병원, 서울 대형병원보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의 치료 성적이 휠씬 좋다.
상급종합병원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 지역 종합병원과 병·의원의 지원이 필수 요건이다. 또한 환자들도 무조건 서울 큰 병원을 찾기보다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꼭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에만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