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다. “모든 것을 고치겠다”가 지난 6일(현지시간) 승리 확정 직후 트럼프 당선인의 첫 일성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미간 외교·안보 분야에선 북핵과 방위비 협상 등이 첨예하고, 경제 분야는 통상·교역을 비롯해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문제가 걸려 있다. 국내외 관련 전문가는 물론, 우리 정부마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자칫하면 지난 4년간 바이든 정부와 쌓아올린 성과가 물거품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가치나 이념보다 국익을 앞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1기 때보다 얼마나 더 세질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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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승리가 확정되자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성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북핵은 한국만큼 미국에 절박한 사안이 아니라는 게 가장 심각하다. 세계 안보나 동북아 질서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본토가 북핵 공격을 받지 않는 한 어떤 협상에도 응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남한을 배제한 채 북한과 직접 상대하면서 경제제재 해제 대가로 기왕의 북핵은 동결하는 방식이다. 이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바라는 바다. 반면 ‘머니 머신’이라 칭한 한국에는 방위비 재협상을 통해 주한미군 주둔, 확장억제 제공, 전략자산 전개 등에 비용을 추가로 대폭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반도 안보는 위험에 빠지고 대가는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도 먹구름이 끼어있다. 트럼프는 자국 기업과 국민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는 낮추고, 외국 기업에 지급하는 각종 보조금은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법에 근거해 현지 공장 신증축을 추진해온 국내 반도체와 전기차 업계에는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정도의 충격이다. 예고된 10~20% 관세 인상이 실행되면 한국의 연간 총수출액이 최대 62조 원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보조금 폐지나 관세 인상은 자동차 이차전지 등 관련 산업이 모여 있는 부산 울산 경남에도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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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트럼프 당선인은 기존의 어떤 미국 지도자와도 다르다는 걸 우리는 이미 겪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관계를 일종의 거래 차원에서 본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양국 정상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면 오히려 톱다운 방식으로 수월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을 요청했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내년 1월 출범 전까지 시간이 있다. 정부는 한국의 국익이 미국의 국익에 결코 반하지 않는다고 설득할 근거와 논리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만이 아니라 각국의 전반적인 기조가 자국우선주의임을 직시하고 국내에서도 주요 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속도감 있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