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의정 갈등 ‘조건 없는’ 만남이 해결책이다

김승기 센텀소중한눈안과 원장

  • 김승기 센텀소중한눈안과 원장
  •  |   입력 : 2024-09-29 19:43:48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길에 수많은 전투 경찰, 사복 경찰이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임의로 가방을 뒤졌다. 급한 일이 있거나, 약속 시간에 늦어 뛰어가는데 잡히게 되면 정말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는데 티를 냈다가 구타당한 적도 있고, 심하면 뒷골목이나 경찰 버스로 끌려 갈 수도 있었기 때문에 참아야 했다. 당시 대학교에서 흔하게 배포되던 민주화 소식지나 정권에 대한 비판이 들어있는 신문이라도 가방에서 나오면 아무 이유 없이 연행되기도 했다. 85학번이었던 필자는 그래도 학교 내에서는 경찰을 보지 않았지만 그 이전에는 학교 안에서도 경찰이 버젓이 감시와 수색을 했다.

군부 독재와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 질식할 지경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처럼, 어쩔 수 없다는 패배감도 있었지만 따라가야 하는 외래 수업이 너무 힘들었다. 다른 생각을 할 엄두가 잘 나지 않았다. 고3 시간표 보다 훨씬 빡빡했고 한 과목이라도 F를 받으면 일년을 유급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 수업만 따라가기에도 미쳐버릴 지경이었는데 그럼에도 민주화 운동에 나서는 친구도 많았다.

80년대 중반에는 정말 민주화 시위가 많았고 특히 1986년, 87년에는 6월 민주화 운동과 학내 민주화 라는 이슈로 의대생도 모두 수업을 거부하고 시위대에 합류했다. 결국에는 나중에 보충하느라 한번도 제대로 된 방학을 가져본 기억이 없다. 당시 수업 거부는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달을 넘기지는 않았던 것 같고, 학생들도 방학으로 보충이 가능한 시간을 초과하지는 않으려고 수업 거부를 조절했다.

지금 의대생들이 학교를 떠난지가 벌써 5달이 넘어간다. 중간에 여름방학이 있다고 해도 의대는 원래 여름방학도 짧다. 시험기간을 제외하면 두 달이 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겨울방학을 없앤다고 해도 정상적인 보충이 불가능한 시간이 되어간다. 일단 진급시키고 못들은 수업은 학년 올라가서 재수강하면 된다는, 이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교육부 장관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의대 교육이나 교육과정을 하나도 모르고 있거나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말 뜻을 모르는 것이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지도 정말 오래 되었다. 올해 돌아오기는 힘들 것 같고, 온다고 해도 정상적인 수련은 불가능 하다. 단순히 올해 전공의가 없고, 몇년후에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숫자적인 문제가 아니라 힘들게 유지되던 필수과의 숨통을 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0명과 2000명, 어느 쪽 숫자가 맞고 틀리느냐는 나중 문제이다. 일단 만나서 해결을 해야 할 시기다. 시간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그 중간 어디가 될지라도 조건없는 만남에 숫자를 바꿀 수 없다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년 신입생과 현재 유급 위기에 있는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 일것이다. 증원된 신입생에 한 학년이 거의 전부 유급생이 되어 같이 모이면 과중한 진료와 업무에 시달리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하기 시작하고, 의대 교육자체가 붕괴될 지 모른다는 불안도 생긴다. 정부와 의료계, 정치권은 정말 ‘조건 없이’ 빨리 만나서 지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5. 5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작가 그림이 달라졌다
  9. 9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0. 10[기고]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3. 3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4. 4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5. 5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6. 6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8. 8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5. 5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 1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7. 7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탈락 거창군, 자체 조례 제정해 ‘거창형 기본소득’ 추진
  8. 8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3. 3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