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실학자가 지향한 음악문화 풍류방

김지윤 소리연구회 소리숲대표

  • 김지윤 소리연구회 소리숲대표
  •  |   입력 : 2024-08-04 19:31:30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7월 한 달간 부산 16개 구·군 소공연장에서 일상 속 예술 향유를 위한 아티스트와 관객이 만들어내는 작은 축제가 열렸다. 3년째 열리는 ‘원먼스 페스티벌-우리 동네 문화살롱 페스타’는 민간 문화공간을 기반으로 매일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릴레이로 열리는데 이 축제에 필자는 프로그램 선정 심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관객의 수가 유료화로 전환했음에도 전석매진 행렬로 늘어났음이 증명되었고, 그 숫자는 매년 경신되고 있다.
2024 부산 원먼스 페스티벌 중 메츠클라의 스페이스움 공연모습. 부산소공연장연합회 제공
우리나라 역사에는 이런 소규모 공간에서 심미적인 음악을 향유한 서양의 살롱에 비견될 만한 예는 없었을까?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전기의 음악은 왕실과 상류층 양반이 음악의 주 수용층인 성리학 중심의 유교적 이상을 위한 관념적이고 이념적인 성격이 강했다. 수백 명의 악공이 연주하는 대규모 궁중음악과 의식음악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악기의 소실과 악공이 각 지역으로 흩어짐으로 인해 규모 축소와 함께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러한 사회변화와 함께 조선 후기 음악은 실학파를 중심으로 한 풍류방이라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점차 음악의 수용층이 관에서 민간 중심으로 변화하게 된다.

18세기 실학자들은 연행(燕行)을 통해 청나라뿐만 아니라 서양의 문물을 배움의 자세로 탐구했고 주체적으로 수용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담헌 홍대용이 16세기 선교사에 의해 중국에 전해진 양금이라는 악기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처음으로 연주한 인물로 소개되고 있다. 홍대용은 조선의 과학자로 수학은 물론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북경 천주당의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기도 했고, 서양음악 이론을 접하며 중국 중심의 화이적 음악관에서 벗어나 우리 음악의 음높이 산출하는 척도를 수학적인 계산에 의한 정확한 수치로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유춘오악회라는 풍류방을 열어 사대부 양반계층인 선비와 중인, 그리고 전문 악공들이 모여 신분의 고하를 떠나 가야금 거문고 양금 생황 등의 악기를 함께 연주하며 심미적인 음악 자체를 즐겼다. 전문 연주자인 악공과 함께 합주를 한 선비들의 뛰어난 연주 기량은 물론 새로운 기보법을 고안하여 거문고 양금의 악보집을 편찬하기도 했으며, 조선후기 다양한 풍류방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이용후생, 실사구시의 실학 가치관을 음악에도 적용해 대중적이고 현실적인 연주자 중심의 순수음악을 실천했다. 풍류방 활동을 함께한 선비들은 후원자 역할도 자처해 악공들에게 예술가로서의 대우와 안정된 예술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수준 높은 예술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18세기 실학자들의 풍류방 음악은 그 시대에만 그치지 않고 그들이 정악(正樂)이라 불렀던 음악이 곧 장르가 되어 국악의 한 갈래로 오늘날까지 연주되고 있다.

조선시대 풍류방 음악이 곧 장르가 되어 오랜 시간 전승되었듯 소공연장의 철학과 가치를 담아 출발한 원먼스 페스티벌도 부산의 문화예술 생태계에 조용한 변화를 이끌며 지속성과 자생력을 갖게 되길 바라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4. 4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0. 10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전, 개인정보 유출 1만1000명 추가 “조사 과정서 발견”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8. 8“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