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부산의 본질,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브랜딩하자

강동진 경성대 교수

  • 강동진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4-07-25 19:45:4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브랜드’란 말이 일상이 되었다. 브랜드는 다른 것과 비교되는 가치, 즉 차별성을 뜻한다. 이를 도시가 가졌을 때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에 현대도시들 대부분이 브랜드를 갖고 싶어 하고 또 잡고 싶어 한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도시 브랜드는 문화적 풍요와 경제를 돌게 한다. 도시 브랜드는 해당 도시와 전혀 관계없는 엉뚱한 것이 선택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해당 도시의 고유한 것에서 비롯되며, 이런 경우 더더욱 강력한 힘을 발한다. 하지만 도시 브랜드는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브랜딩)이 전심으로, 집중적으로, 전략적으로, 시민과 함께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고픈 얘기는 ‘부산의 브랜딩’이다. 부산은 브랜딩 할 소재가 여느 도시들보다 다양하다. 자연 역사 문화 산업 등 매우 풍부하다. 이런 조건의 도시는 잠재력이 뛰어난 도시로 인식되어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경제는 점차 강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근자에 들어 부산에 대한 반대의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인구소멸도시, 초고령도시, 인천에 곧 따라 잡힐 도시, 100대 기업이 없는 도시, 기업이 가장 많이 떠난 도시 등. 참 이상하다. 부산은 좋은 도시임에 틀림없는데 왜 떠나기만 하고 들어오진 않을까? 수도권이 난공불락이고, 양질의 일자리 부족 때문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 과연 이뿐일까?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부산은 다이내믹했던 20세기를 보냈다. 침탈과 전쟁이라는 극단의 상황들이 중첩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런 중 부산은 조급해지고 말았다. 19세기 이전의 부산을 소홀히 했고 20세기의 부산은 지우려고만 했다. 지난 시간이 가혹할 정도로 힘들었기에 그랬으리라. 1963년에서 1995년까지 직할시 시절의 부산은 가난했지만 부흥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도시로 기록된다. 380여만의 인구 정점을 찍었던 해가 1995년이었다. 그해, 파이를 1/6로 나눠가져야 하는 광역시가 되면서 부산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분명 그 즈음이었다. 부산의 쇠락과 퇴락이 본격화된 시간이.

그 시점은 국가가 아닌 지역 스스로 부산을 지키며 이끌기 위한 선택이 필요한 때였다. 그 선택의 중심에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견과 부산이 무엇을 붙잡고 가야하는 지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했다. 사실 지난 30여 년 동안 부산은 무던히도 뭔가를 했고, 놀지는 않았다. 그런데 결과가 그리 희망적이지 않고, 평가가 크게 박하다. 왜? 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부산을 다루는 방식과 과정적 내용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그것이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짚어 보아야 한다. 이유는 또 한 번의 30년을 지금처럼 보내지 않아야 하고, 더 악화된 길로 가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에 대한 긍정의 면을 국민에게 묻는다고 가정해 보자. 필경 바다와 항구, 날씨, 피란수도 이야기, 개항 역사, 수변 풍경, 소박하고 신선한 음식문화 등이 앞 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모두 삼포지향(三抱之鄕)과 연결되고 너무나 익숙한, 그래서 당연해 보이는 부산만의 것들이다. 국민이 부산을 이리 기억한다면 바다와 강 그리고 산을 생태적으로 그 주변은 친환경이 살아 약동하도록, 그리고 피란수도이자 국가재건도시로서의 국난 극복의 근대역사는 진정으로 선명해지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우리는 이런 류의 것들은 밥을 먹여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가끔 떠올리는 시늉만하면 되는 것으로 여기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부산의 자연과 역사는 그렇게 적당히 다룰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부산사람들을 늘려갈 수 있는 미래 산업의 바탕이자 근거이고, 바로 그것이 부산이 붙들어야 하는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단발 사업들과 일회성의 정책으로는 제대로 된 도시 브랜드를 절대 잡을 수 없다. 아니 불가능하다. 반드시 근본의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간에 따른 도시 변화는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부산은 부산의 본질적 가치를 지우고 파괴하는 변화와 스스로 부산다움을 잃게 하는 그저 그런 도시로의 변화를 당연시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부산의 경쟁력이 점차 하락할 수밖에 없다. 누적치가 극에 달하면 급속히 무너질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부산의 본질적 가치를 브랜딩해야 한다. 본질을 찾고, 그것을 미래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일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장기 플랜이 필수지만, 장기가 싫다면 10년 정도의 중기계획이라도 짜서 치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할 일은 해야 한다. 최소한 중단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10년, 30년 후에도 부산에서 살아갈 후대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부산에서 지탱할 수 있는 근거들을 공급해야 한다. 정체성은 ‘일관되게 유지되는 존재의 본질’을 의미하니, 부산의 정체성이 곧 본질적 가치라 할 수 있다. 부산이 다시 도약하려면 이것을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이를 터부시하거나 진정으로 끌어안지 않는다면 부산은 현재의 박한 평가에서 벗어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지 모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6. 6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7. 7‘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6. 6김장철 앞두고 배추 등 원산지 속이면 7년 이하 징역
  7. 7[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8. 8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9. 9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계엄 가담' 김현태 전 707단장, 항소심서 "국회 현장검증하자"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바이낸스 턴 북한 해커
호감과 비호감 사이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내년 확장예산, 지방 성장동력 확보 마중물 돼야 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