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올해 첫 조류경보가 발령돼 수돗물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강정고령과 칠서·물금매리 지점에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칠서 지점은 지난달 10일과 17일 두 차례 연속 1㎖당 1000개 이상 남조류가 검출돼 1호 경보가 내려졌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녹조 라떼’가 연중 지속되는 현상은 우려스럽다. 2022년에는 조류 경보일수가 196일에 달했다. 반면 낙동강 수질 개선은 더디다. 환경부는 비점오염원 제거와 낙동강 보 상시 개방을 미루고 땜질식 처방만 반복한다. 환경단체가 “직무유기”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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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첫 녹조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사진은 2022년 경남 김해시 대동선착장 앞 낙동강 일대가 녹조로 뒤덮인 모습. 국제신문DB |
녹조는 여름철에만 찾는 불청객이 아니다. 2020년 4월에는 강정고령보에 경보가 발령됐다. 기온이 떨어지는 11~12월에도 녹조가 자주 목격된다. ‘사시사철 녹조’ 시대가 열린 것이다. 녹조에 포함된 마이크로시스틴은 감기·알레르기는 물론 생식세포 변형·감소를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입자)을 타고 전파된다. 먹고 마시고 숨 쉬는 모든 상황에서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는 학계 경고는 섬뜩하다. 녹조 범벅인 농업용수를 사용한 농작물도 상당수다. 낙동강 하류의 물을 정화해 마시는 부산·울산·경남(PK)의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폭염이 예고된 올 여름은 더 걱정스럽다. 그런데도 환경부가 내놓는 녹조 저감 대책은 강 주변에 쌓인 퇴비를 옮기거나 녹조 제거용 선박을 늘리는 수준에 그친다. 미봉책에 불과하다.
낙동강의 느린 유속은 녹조 발생 원인 중 하나다. 물 흐르는 속도를 더 늦추는 게 보인데 환경부는 상시 개방에 부정적이다. 2018년 보의 수문을 완전히 연 금강 공주보와 영산강 승천보에서는 개방 전보다 녹조가 14%와 87% 줄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2016년 보를 전면 개방하면 녹조가 감소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4대강 보의 수문을 여는 것 말고 강의 생태계를 되살릴 묘안이 없다면 ‘결단’해야 한다. 원인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진짜 직무유기다. 오염원 제거 역시 서둘러야 할 과제다. 낙동강 상류에는 산업단지가 많아 유해 화합물 유입 가능성이 상존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6~9월 낙동강 본·지류에 영향을 미치는 폐수배출·가축분뇨처리시설 67곳을 점검했더니 25곳에서 배출 허용기준 초과 또는 신규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여야와 환경부·환경단체가 녹조 해법을 놓고 갈등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 경남도는 지난해 4월 정부에 국가녹조센터(가칭) 설치를 제안했다. 환경부·농림식품부 등에 흩어져 있는 녹조 관리 기능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야당과 환경단체는 “보 개방을 통한 자연성 회복이 먼저”라고 반대한다. 보 개방과 녹조센터를 동시에 하면 해결될 일이다. PK 정치권은 환경부가 보를 개방하도록 정치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언제까지 오염된 물을 마실 수 없지 않은가. 강변 여과수나 복류수를 부산·경남으로 공급하는 ‘맑은 물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