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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볼티모어 교량 붕괴가 부산에 남긴 시사점

심상목 부경대 조선해양시스템 공학전공 공학박사·기술사

  • 심상목 부경대 조선해양시스템 공학전공 공학박사·기술사
  •  |   입력 : 2024-04-28 19:31:5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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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프랜시스 스콧 키 교량이 싱가포르 국적 컨테이너선 ‘달리(DALI)’호와의 충돌로 교량 전체가 무너졌다. 달리호는 볼티모어 항에서 출항한 지 약 45분 만에 동력 상실로 정해진 경로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교량과 충돌해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다.

미국 정부는 달리호가 교량에 충돌한 원인을 규명하는데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로는 선박의 전원 공급 계통의 이상으로 선박의 조종 성능 저하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볼티모어항은 미국 항구 중 9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주요 관문항으로 자동차 수출입 물량이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주요 물류 항이다. 이번 사고로 미국 동부에서는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수송 차질이 빚어지는 등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오른 해상운임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막대한 교량 건설 비용과 공사 기간 시민의 교통 체증과 볼티모어항 근로자의 경제활동에도 타격이 줄 수 밖에 없다.

이번 사고는 달리호가 교량을 충돌한 후 10여 초만에 교량 전체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대형 사고였지만 사고 규모에 비해 인명 피해는 생각보다 적다. 이유는 달리호가 선박의 이상을 감지하고 충돌 직전 즉시 조난 신호를 보냈고 이를 접수한 당국이 신속하게 교량을 지나다니는 차량에 대한 통행을 제한함으로써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은 교량 도시다.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영도대교 부산대교 을숙도대교 가덕대교 등이 있으며 대부분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안 교량이다. 이들 교량은 도시의 교통난 해소뿐만 아니라 관광 콘텐츠로도 활용 가치가 높아 부산시는 교량을 이용한 세븐브리지 관광 콘텐츠를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교량은 선박 충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부산항대교 내항에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제4부두, 5부두 및 허치슨 부두 등이 있고 부산항대교 밑으로 큰 선박이 수시로 드나들어 선박과 교량의 충돌은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고가 일어나면 인명과 막대한 재산적 손실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2월 러시아 선적 화물선 씨그랜드(Seagrand)호가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에 출항 신고도 없이 용호만 부두를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향하던 중 광안대교에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시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바 있다. 씨그랜드호가 광안대교와 충돌한 원인은 선장의 음주 운항과 항내에 선박을 안내할 도선사가 탑승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선박이 교량과 충돌하는 원인은 크게 씨그랜드호와 같이 선장 선원 등 운항자의 부주의로 인한 경우가 있고, 달리호와 같이 선박의 정비 불량이 원인인 사례도 있다. 선박 운항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원 전문 교육기관에서 선원에 대한 지속적인 안전교육 등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선박의 정비 불량이 원인인 경우는 선박수리조선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선박 운항 중에 정비 불량에 의한 조그마한 결함이 인명 피해와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은 볼티모어 교량 붕괴 사건이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박수리조선산업은 부산의 영도와 감천 등에서 중소형 선박 위주로 재래식 공법으로 영세기업들이 수리조선산업을 하고 있어 매우 열악하다. 우리나라 선박수리조선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안전 규제의 강화와 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부산은 교량 도시다. 볼티모어 교량 붕괴 사고를 거울삼아 인명과 재산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정부 기관 기업 등이 각자의 자리에서 그 역할을 다하여야 안전한 부산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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