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창 아이를 키우고 부모님을 보살펴야 하는 30대 내지 40대는 과연 어느 정도 행복한 시기일까? 서울대 행복연구소는 삶의 만족도를 연령별로 분석하면 U자형 패턴을 보인다고 보았다. 30대에 높았다가 40, 50대에 낮아지고 60대에 다시 높아진다고 한다. 40대에는 아이들을 키우고 나이 드신 부모님 부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30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육아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갈수록 커지는 자녀 양육비 및 교육비 간병비 등 지출은 피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이 되어 우리 어깨를 짓누른다. 이런 상황이 버거우면 결혼 출산은 피하는 것이 오히려 진화론적으로 현명하다는 최재천 교수의 분석이 나올 지경이다.
요즘 선거철에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에서 최저라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하는 문제 제기도 한없이 나온다. 국가 소멸로까지 이어질 초저 출산율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원인 분석도 있지만, 부담하기 버거울 정도가 되어버린 양육비와 간병비도 큰 원인이라 생각된다. 최근 간병인 고용 비용은 월 370만 원을 초과하고, 육아 도우미 비용도 월 260만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되는데, 과연 평범한 이땅의 젊은이들 중에서 이를 부담하면서 아이 낳고 키우고 연로한 부모님 살피고 사는 것이 가능한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듯 육아와 간병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은 인정되는데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줄일 것인가? 모든 비용을 나라에서 부담하도록 하자는 당장 듣기 좋은 방법도 있겠지만, 나중에 세금으로 청구될 것이라는 점을 잊은 임시방편일 뿐이고, 과연 지속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요즘 외국인 근로자를 육아 등 가사나 간병 업무에 고용하되 최저임금제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방안, 나아가 돌봄서비스 업종에 대해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의 경우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멀리 독일로 광부와 간호인력으로 나갔던 기억이 이제 다른 방식으로 소환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외국인 고용에 대해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만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국적에 따른 임금 차별을 금지하는 국내 근로기준법이나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에 위배된다는 반론도 있지만, 개별 가구가 외국인을 고용하는 개인간 사적 계약의 방법으로 하면 외국인 도우미의 지위는 가사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에 가까운 형태가 되어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 국제노동기구협약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해결방안도 제시된다.
그리고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에서 이 같은 방법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도 제도 도입 첫 해인 1988년 이후 시행된 적이 없고, 노동단체에서 반대한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현행 최저임금법상 법률적 근거는 있다. 또 돌봄서비스의 경제적 생산성이 다른 일에 비해 매우 낮은 것도 현실이다.
물론 자녀를 키우고 부모님을 모시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개개인이 모두 맡아서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상, 우리 사회가 제도를 만들고 방법을 찾아 그 어려움을 줄여야 한다.그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낮은 비용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이라든지,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제도도 적극적으로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지금껏 이루어진 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이제 과감한 시행의 단계로 나아가 그 성과를 추후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국제화 시대에 외국제품 소비도 늘고, 외국인과의 결혼, 고용도 늘어나는 시대에 외국인에게 아이, 노부모 맡기는 것을 언제까지 거부할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지급자의 지급여력도 참작해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소멸로 가고 있는 지금 단계에서, 아이를 많이 낳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도, 외국인들의 적극적이고도 실용적인 활용이 이념이나 명분에 메이지 않고 시행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