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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비트코인 반감기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4-18 19:38:1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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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감기는 어떤 물질량이 초기값의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반감기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영국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1871~1937)다. 그는 우라늄 토륨 등이 방사성 붕괴를 통해 다른 중간 원소로 전환하는 과정을 연구하다 ‘일정량의 절반이 붕괴되는 시간’이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반감기로 정의했다. 러더퍼드는 우라늄 반감기를 바탕으로 1929년 지구 나이가 약 34억 년이라고 추정했다. 기원전 4004년 천지창조, 7만5000년 등 당시 주장됐던 지구 나이 허구성을 지적했다.

최근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 방식을 사용하는 블록체인으로 1개의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일정 수량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진다. 채굴 보상은 평균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구조인데, 20일께 새 반감기가 도래한다.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의 총공급량(2100만 개)을 제한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코인 공급량이 많아지면 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 반감기를 도입했다. 2020년 5월 세 번째 반감기를 거치며 블록당 보상이 6.25개로 감소한 상태다. 네 번째 반감기를 거치면 보상 규모가 3.125개로 줄어든다.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지난 반감기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했다. 평균적으로 반감기 전 6개월간 61%, 반감기 후 6개월간 348%의 상승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반감기 이후에는 가격 변동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미 동부 시간 낮 12시 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일보다 3.16% 하락한 5만9983달러(약 8244만 원)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말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7만3797달러·약 1억142만 원) 대비 하락 폭은 15%가 넘었다. 채굴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전 반감기 때와 달리 급부상한 인공지능(AI) 업체들과의 전력 확보 경쟁 때문이다. 이를 메꾸고자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던질 경우 하락세를 부채질한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에서 한국 원화 결제 거래량은 약 626조 원(4560억 달러)으로 달러화 거래량(4450억 달러)을 넘어섰다. 한국 사람이 세계 비트코인 랠리를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반감기를 전후해 또 한 번의 투기 광풍이 우려되는 이유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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