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포함한 수도권 이외의 모든 도시들의 공통된 난제는 지속되는 청년 유출이다. 대통령과 중앙·지역의 정치권, 지자체장들, 많은 전문가들조차 시원하고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수도권으로의 청년 집중현상은 청소년을 둔 가정의 조기 이동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지방의 고령화와 소멸,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저출생과 양극화로 삶의 질 저하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은 이러한 수도권 1극으로의 집중을 막고 수도권과 남부권의 2극 체제 국가발전 전략을 추구해 보자는 국가 전체의 발전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이 법을 부산의 지역 이기주의로 바라보는 일부 중앙부처나 중앙언론 등의 비판은 잘못된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확대시켜 온 중앙정부 기관의 수십 년간 되풀이되는 논리는 한 지역만 지원해 주면 다른 지자체들도 해달라고 해서 특혜를 줄 수 없다는 논리다. 이러한 논리로 인해 지금까지 수많은 비수도권 지역발전 정책들의 기회는 사라지거나 지연되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특혜는 정부 재원의 압도적 수혜를 받고 성장한 수도권이다. 소위 수도권 공화국이 된 것이고 이를 돌이켜 균형 있는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비수도권에 대한 특혜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일례로 윤석열 정권에서 인수위 때부터 추진해 온 기회발전특구 제도 또한 당초 10년 플러스 10년의 법인세 감면 등의 파격적 약속을 했으나, 갈수록 중앙부처의 반대 논리로 후퇴해 기존 제도들과 별반 큰 차이가 있을까 의문이 드는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선진국에서 기업의 지방 이전에 도움이 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의 차등 법인세 제도의 도입은 수십 년간 국내에서도 주장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영구적 법인세 경감 대신 각종 복잡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법인세를 5년에서 10년 정도 감면해 주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유망 기업들이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지방으로 기업 투자가 확대될 유인이 되기는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균형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은 지역 국회의원 중심이 아니라 여야 정치권 전체와 중앙정부 전체 차원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차등 법인세 제도를 부산시의 특정 산업에 대해 시범적으로 적용해 보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일례로 부산과 인근 지역의 주력 산업이나 잠재력이 높은 산업으로 판단되는 첨단 산업에 대해서는 부산에 본사를 둔 경우 법인세를 영구적으로 10% 정도 경감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1조 원의 법인세를 내는 기업은 본사 이전 시 1000억 원을 매년 감면받는 것이다. 직원들의 더 나은 교육이나 생활 여건이 보장된다면 기업 이전의 유인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글로벌허브도시로 부산을 성장시키기 위한 과업을 범국가적 과업으로 이해한다면, 지금 추진되고 있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나 금융위원회 같은 중앙정부 부처를 부산으로 이전시키고, 이들 조직에게 국가 전체적 발전의 관점에서 부울경과 나아가 비수도권 전체 지역의 산업을 발전시키라는 임무를 주고 국민과 정치권이 지원과 감시를 하도록 하는 내용 또한 특별법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다른 주요 중앙부처들 또한 해당 부처의 임무와 관계되는 핵심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것에 필요할 것이다.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을 국가 전체의 핵심과업으로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부처가 여전히 갑의 입장에서 지역 간 공평한 나눠주기 논리만 되풀이한다면 수도권 집중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지역균형발전을 예산권과 행정권이 중앙부처에 비해 거의 없는 지자체만의 임무가 아니라 각 중앙부처의 직접적이고 최우선적인 과제로 인식하는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중앙의 정부기관은 수도권 정부의 기관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정부 기관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뽑는 정치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들이 국민의 이익이나 국가 발전보다는 관료주의화를 통한 기득권 집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