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인생 2회차

이창희 법무법인 리앤 대표변호사

  • 이창희 법무법인 리앤 대표변호사
  •  |   입력 : 2024-02-21 19:47:4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후회를 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는 자조적 표현이 유행한 것을 보면 후회는 세대를 특정하지 않는 보편적 감정일테다.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고 살아가야 한다.

다만 어떤 일은 경우에 따라 되돌리는 게 가능하기도 하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남은 평생 그 빚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빚을 졌으면 당연히 갚아야 한다. 그런데 그 빚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해 생긴 것이라면? 가족을 살리기 위해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생긴 것이라면? 갑작스런 실직이나 건강악화로 인해 생긴 것이라면?

국가는 이처럼 곤궁한 처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구제해주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두었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빚을 갚도록 하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빚은 탕감시켜 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법적으로 ‘빚 없는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은 이 기회를 잘 살려 인생역전에 성공한다. 그런데 몇 몇 사람은 이 천금 같은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버리고 다시 빚의 악순환에 빠지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된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 경우에 그러하듯이 기회가 있을 때 붙잡는 사람은 ‘준비가 된 사람’이고, 기회가 왔음에도 이를 붙잡지 못하고 놓치는 사람은 ‘준비가 안(덜) 된 사람’이다. 결국 빚이 없는 세상이 오더라도 그 세상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국가의 제도적인 도움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의뢰인과 상담을 하다 보면, 내 소득이 얼마인지, 지출이 얼마인지, 대출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한 달에 갚는 원금과 이자가 얼마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를 알아야 얼마나 벌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 알아야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알 수가 있다. 계획적인 지출이 가능해야 계획적인 저축도 가능하고, 더 나아가 투자도 가능한 것인데 아무런 계획 없이 돈을 쓰고 심지어 대출을 내서라도 지출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빚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사회 지표 전반이 이를 투영하고 있다. 고금리와 불경기가 이어지며 신용불량자가 8년 만에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청년층은 불법 대부업체에 손을 벌리기도 하며, 중노년층은 은퇴 이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손 쉽게 창업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발표된 한국경제인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만 6000여 기업 가운데 4300여 기업(11.7%)이 부실로 추정된다. 최근 5년 간 가장 높은 수치다.

국가가 허용해 준 인생 2회차, 빚 없는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이 천금 같은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는 막연히 빚 없는 세상을 꿈꿀 것이 아니라 빚이 0원이 된 내 인생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소득 지출 저축 투자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 그런데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 졸업 이후에도 금융과 관련된 교육은 받아본 기억이 없다. 다만 지난해 3월 부산회생법원이 출범하면서 법원에서도 ‘빚 탕감’ 그 자체보다 ‘신용 교육’ 등 인생 2회차를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안전망 차원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직업상 개인과 기업이 성공적인 인생 2회차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인생 2회차’보다는 성공적인 ‘이번 생’을 보내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앞으로 실패한 인생 1회차들의 실제 스토리를 돌아보면서 성공적인 인생을 위한 지혜를 나눠보고자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4. 4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7. 7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5. 5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6. 6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7. 7'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4. 4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5. 5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6. 6[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7. 7"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8. 8“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9. 9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7. 7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민원인(들)
AI 패권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생곡소각장 정치적 셈법보다 원칙대로 추진해야
알래스카 LNG, 협력하되 국익이 최우선이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