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후회를 한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는 자조적 표현이 유행한 것을 보면 후회는 세대를 특정하지 않는 보편적 감정일테다.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고 살아가야 한다.
다만 어떤 일은 경우에 따라 되돌리는 게 가능하기도 하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남은 평생 그 빚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빚을 졌으면 당연히 갚아야 한다. 그런데 그 빚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해 생긴 것이라면? 가족을 살리기 위해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생긴 것이라면? 갑작스런 실직이나 건강악화로 인해 생긴 것이라면?
국가는 이처럼 곤궁한 처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구제해주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두었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빚을 갚도록 하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빚은 탕감시켜 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법적으로 ‘빚 없는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은 이 기회를 잘 살려 인생역전에 성공한다. 그런데 몇 몇 사람은 이 천금 같은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버리고 다시 빚의 악순환에 빠지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된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 경우에 그러하듯이 기회가 있을 때 붙잡는 사람은 ‘준비가 된 사람’이고, 기회가 왔음에도 이를 붙잡지 못하고 놓치는 사람은 ‘준비가 안(덜) 된 사람’이다. 결국 빚이 없는 세상이 오더라도 그 세상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국가의 제도적인 도움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의뢰인과 상담을 하다 보면, 내 소득이 얼마인지, 지출이 얼마인지, 대출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한 달에 갚는 원금과 이자가 얼마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를 알아야 얼마나 벌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 알아야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알 수가 있다. 계획적인 지출이 가능해야 계획적인 저축도 가능하고, 더 나아가 투자도 가능한 것인데 아무런 계획 없이 돈을 쓰고 심지어 대출을 내서라도 지출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빚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사회 지표 전반이 이를 투영하고 있다. 고금리와 불경기가 이어지며 신용불량자가 8년 만에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청년층은 불법 대부업체에 손을 벌리기도 하며, 중노년층은 은퇴 이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손 쉽게 창업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발표된 한국경제인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만 6000여 기업 가운데 4300여 기업(11.7%)이 부실로 추정된다. 최근 5년 간 가장 높은 수치다.
국가가 허용해 준 인생 2회차, 빚 없는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이 천금 같은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는 막연히 빚 없는 세상을 꿈꿀 것이 아니라 빚이 0원이 된 내 인생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소득 지출 저축 투자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한다. 그런데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 졸업 이후에도 금융과 관련된 교육은 받아본 기억이 없다. 다만 지난해 3월 부산회생법원이 출범하면서 법원에서도 ‘빚 탕감’ 그 자체보다 ‘신용 교육’ 등 인생 2회차를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안전망 차원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직업상 개인과 기업이 성공적인 인생 2회차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인생 2회차’보다는 성공적인 ‘이번 생’을 보내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앞으로 실패한 인생 1회차들의 실제 스토리를 돌아보면서 성공적인 인생을 위한 지혜를 나눠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