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식품의 방사능 기준치와 방사능 괴담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  |   입력 : 2024-02-05 19:50:5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당신이 먹고 있는 음식에 방사능이 들어있습니다.” 식사 중 이런 말을 듣는다면, 상당수 사람은 식사를 포기하고 먹던 음식을 뱉을 것이다. 대부분 먹는 음식만큼은 절대 방사능이 들어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에 상당량의 방사능이 들어있다. 원전 사고 등으로 우리의 먹거리가 방사능에 오염된 것이 아니고 우주가 태초에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하던 칼륨-40이나 탄소-14 같은 자연 방사성 물질이 그냥 존재하는 것이다. 육류 등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에는 자연방사능이 보통 1kg당 100Bq(베크렐) 정도 들어 있다. 훨씬 많이 들어있는 음식도 있다. 콩에는 약 500Bq/kg, 커피 원두에는 900Bq/kg, 다시마 등 해조류에는 1000Bq/kg 이상 들어 있다. 이런 음식을 먹고 사는 우리 몸에도 대략 100Bq/kg 정도 존재한다. 여기서 Bq이란 단위는 방사능의 세기를 나타내며, 방사선의 종류나 에너지에 상관없이 1초에 몇 개의 방사선이 방출되는가를 보여준다.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의 몸에서는 다양한 에너지를 갖는 다양한 종류의 방사선이 매초 7000개 정도 계속 방출되고 있다. 이렇게 방출되는 방사선에 의해 자신이 피폭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피폭시키기도 한다.

방사성 물질은 종류에 따라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나 에너지가 다르며 피폭으로 인한 인체 영향의 정도도 천차만별이다. 음식에 많이 들어있는 자연 방사성 물질인 칼륨-40을 백만Bq 섭취했을 때 피폭되는 유효 선량은 6.2mSv(밀리시버트)이다. 여기서 유효 선량이란 방사선의 종류 및 에너지에 따른 영향, 피폭 인체 부위의 중요도에 따른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수치화한 값이다. 같은 양의 삼중수소(H-3), 세슘-137, 우라늄-238, 폴로늄-210을 각각 섭취했을 때 유효 선량, 즉, 인체 영향은 칼륨-40 대비 삼중수소는 약 300분의 1, 세슘-137은 약 2배, 우라늄-238은 약 7배, 폴로늄-210은 약 200배 정도 된다.

지난여름 후쿠시마 원전 내항에서 기준치 180배의 세슘-137이 검출된 우럭이 잡혀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다. 참고로 식품의 세슘-137에 대한 기준치는 100Bq/kg이다. 이런 우럭을 일부러 먹지는 않겠지만, 만약 이런 우럭을 먹었다고 가정해 보자. 일반인은 대부분 ‘먹은 사람은 암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방사선학적 해석은 전혀 다르다. 같은 양의 멸치나 전복을 먹었을 때와 유효 선량, 즉,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비슷하다. 생선의 내장에는 세슘-137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100배나 강력한 폴로늄-210이 많이 들어있고 멸치나 전복은 내장째 먹기 때문이다. 멸치나 전복을 먹으면서 방사능 피폭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기준치 180배의 세슘-137이 검출된 우럭을 먹는다고 해서 방사선학적으로 위험한 것은 아니며, 단지 들어있는 방사능이 자연 상태와는 다를 뿐이라고 볼 수 있다.

음식에 대한 방사능 기준치는 그 선을 넘으면 바로 위험한 상황을 의미하는 수치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수많은 역학조사를 통해 100mSv 이하의 피폭에서는 암 발생률의 증가가 관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음식에 대한 방사능 기준치는 해당 음식을 비현실적으로 많이 섭취한다고 가정해도 섭취로 인한 유효 선량이 100mSv의 수백 분의 1을 넘지 않도록 정한다. 그렇게 정한 세슘-137에 대한 기준치가 1000Bq/kg이다. 원래 우리나라와 일본도 이 기준을 따랐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 기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은 이 기준치를 10분의 1로 낮추어 100Bq/kg이 되었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우럭 논란은 역설적이게도 음식에 대한 방사능 기준치가 얼마나 낮게, 얼마나 안전하게 설정되었는가를 설명해 주고 있다.

시중에는 방사능 관련 잘못된 정보가, 때로는 괴담 수준의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베크렐과 시버트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과 같은 약간의 지식만으로도 잘못된 정보를 거르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3. 3‘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4. 4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5. 5‘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6. 6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7. 7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8. 8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9. 9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3. 3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4. 4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5. 5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6. 6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7. 7‘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8. 8[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9. 9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10. 10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10. 10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5. 5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6. 6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7. 7“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8. 8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9. 9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0. 10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1. 1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2. 2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8. 8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통행료 면제 명암
논란의 AG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삼권분립 훼손하는 정파적 국감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드골 대통령과 군복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