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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가덕신공항을 이순신공항으로 명명하자

남송우 고신대 석좌교수

  • 남송우 고신대 석좌교수
  •  |   입력 : 2023-06-18 18:42:0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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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의 도로명이 얼마 전 ‘이순신대로’로 거듭났다. 축하하고 박수를 칠 일이다. 세계 엑스포 예정지를 관통하는 도로명을 이순신대로로 명명한 것은 부산의 정체성과 그 역사문화적 의의를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431년 전 북항 앞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경상 전라 연합수군이 부산대첩을 치렀다. 그 성과는 이순신 장군 자신이 장계에서 밝힌 대로, “전후 네 차례, 열 번의 접전에서 번번이 승첩을 거두었으나 장수들의 공로를 논한다면 이번 부산싸움보다 더 큰 것이 없었습니다. 전에는 적선의 수효도 많아 봤자 70여 척을 넘지 못했사온데 이번에는 적의 소굴에 470여 척이 늘어선 가운데 위풍당당하게 뚫고 들어가 하루 종일 공격해 적선 100여 척을 격파했습니다. 그래서 적들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해지고 목을 움츠리며 두려워서 벌벌 떨게 했습니다”고 부산대첩을 자평했다. 그래서 이후 조선 수군은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역사적 의미가 깊은 부산포대첩 승전일 10월 5일을 당시 부산시장이던 손재식 시장이 부산시민의 날로 확정 공포했다(1980년 9월 10일). 부산시민의 날을 정하기 위해 여론 조사 등을 거쳐 6개 안이 논의되었지만 최종적으로 부산대첩 승전일이 부산시민의 날로 결정된 데에는 그만큼 부산포대첩의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렇게 제정된 부산시민의 날에 대한 역사문화적 의미가 퇴색돼 왔다. 많은 부산시민이 어떻게 부산시민의 날이 제정되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이번에 새로 작명된 이순신 대로를 계기로 가덕신공항의 명칭 역시 이순신 공항으로 새롭게 명명되길 기대한다. 임란 때 가덕도는 이순신에게 중요한 기항지였다. 부산포 대첩 전에는 이곳에서 이틀을 지냈고, 부산포 대첩을 마치고도 이곳에서 일박을 한 후에 여수 본진으로 이동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가덕신공항이라는 단순히 지역명을 딴 공항이 아니라 이순신 공항으로 명명하는 일은 부산의 지역정체성을 드러내고 한국인의 가슴에 아로새겨져 있는 이순신을 통해 세계가 한국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을 통해 입국하는 모든 세계인이 이순신 공항으로 한국에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도 매우 상징적이다. 이순신이 지켜낸 바다의 도시 부산은 한국의 관문이기도 하다. 이곳에 이순신 공항이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이라면, 특히 부산대첩의 정신을 이어받은 부산시민에게는 가슴 벅찬 일이 될 것이다.

이순신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위대한 인물이라는 점 못지않게, 유명인의 이름을 딴 공항이 이미 세계적으로 적지 않게 존재한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뉴욕의 존 에프 케네디 공항,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공항, 로마 근교에 위치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순신은 이미 세계 해전사에서 교과서적인 인물로 다루어지고 있지만, 그의 인품이나 정신세계에 대해선 세계인에게 알려진 바가 그리 많지 않다. 케이팝을 비롯해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시대에, 한국인의 정신적인 뿌리이면서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기도 한 이순신을 기념하고 그의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평생 이순신의 정신적 가치를 연구해 온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피력한 대로 이순신의 가치 회로인 사랑 정성 정의 자력의 정신을 전 지구적 차원의 위기극복을 위한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면 한국의 위상은 또 다른 단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11일 자로 공간정보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돼 앞으로는 해당 지역의 이름을 새로 짓거나 기존 명칭을 바꾸는 권한을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게 되었다. 부산시 지명위원회가 여론을 잘 수렴하고 집단 지성의 지혜를 모아 한국 최초로 이순신 공항이 생긴다면,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앞둔 부산시나 부산시민에게도 매우 고무적인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순신 공항을 통해 한국에 첫 발을 내디딜 세계인이 부산의 이순신 대로를 활보할 그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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