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제1회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었다. 국내외 기후산업 관련 기업 중앙정부 국제기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기후 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번영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탄소중립과 기후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기후 위기와 관련해 눈앞에 닥친 현실을 마주하고 국제 사회 공동의 노력과 책임을 고민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으리라 생각된다.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 협력의 토대는 1972년 6월 5일부터 16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제1차 유엔인간환경회의(UN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 UNCHE)에서 마련되었다. 이 회의는 환경 문제에 관한 최초의 국제회의로, 총 113개국의 정부 대표 외에도 국제기구 민간단체 언론인 등 6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오직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진행된 이 회의에서 인간의 경제활동에 의해 발생한 공해나 오염, 빈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회의 마지막 날에는 환경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촉구하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으며,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al Programme; UNEP)을 설립하고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을 제정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올해로 51주년을 맞는 ‘세계 환경의 날(매년 6월 5일)’의 슬로건에는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해결책’이 선정되었다. ‘플라스틱 오염 퇴치’를 내세운 2018년 이후 5년 만의 재등장이다. 그만큼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인간과 지구의 건강에 점점 더 큰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얼마나 많을까. 지난 3월 그린피스가 발간한 보고서 ‘플라스틱 대한민국 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회용 플라스틱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20년 기준 총 1312개로 나타났다. 이는 생수 PET병, 플라스틱 컵, 비닐봉투,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합한 수치로, 국내 전체로 보면 연간 약 558억 개(87만4000t)의 플라스틱을 소비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을 고려하여 플라스틱 배달용기의 사용량을 배제하더라도 1인당 연간 소비량은 744개로, 2017년 621개와 비교하여 약 20% 가까이 증가했다.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머지않아 우리는 지구의 구성 성분으로 플라스틱을 다루어야 할지도 모른다.
‘사용한 플라스틱을 깨끗이 씻어 분리배출만 잘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플라스틱의 종류는 원료에 따라 7가지로 구분되는데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PET, HDPE, LDPE, PP, PS)와 그렇지 않은 원료(PVC, OTHER)가 있다. 그런데 플라스틱 재활용은 동일 원료만을 가공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용기가 기름이나 양념 자국으로 조금이라도 오염되어 있거나 용기를 밀봉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닐을 깨끗이 제거하지 않으면 재활용이 어렵다. 오염이 적은 PET 소재의 생수병도 뚜껑은 재질이 다른 경우가 많아 확인 후 분리 배출해야 한다. 잘 쓰고 잘 버려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은 자신의 저서 ‘침묵의 봄’에서 환경오염에 대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침묵의 세계는 마술의 장난이나 적의 침입 때문이 아니다. 바로 인간들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견해는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환경 운동의 기폭제가 되어 ‘지구의 날(매년 4월 22일)’ 제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지구의 날을 비롯한 환경 기념일에 진행되는 캠페인은 지구를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지구의 ‘날’ 위한 것이다. 이 시간만큼이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공통의 관심과 권리를 진심으로 고민하고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직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오직 하나뿐인 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