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어린이를 위한 음악

하순봉 작곡가

  • 하순봉 작곡가
  •  |   입력 : 2023-05-07 19:28:4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작곡가들은 대부분 음악을 통해 삶의 구원이나 그 어떤 궁극적 이상을 추구한다. 베토벤이나 바흐에겐 음악은 신에게로 가는 중재자이기도 하다. 즐겁고 밝은 곡도 있지만 그들의 음악은 대체적으로 비장하고 장엄하며 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작곡가 힌데미트는 음악의 여러 기능 중에서 의식이나 여흥 등 실용적인 면을 중시하고 또 대상도 고려한 그런 합목적적인 음악도 작곡가가 만들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어린이 정경’을 작곡한 슈만.
그래서 어떤 작곡가들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을 남기고 있다. 바르토크의 피아노곡집 ‘미크로코스모스’나 바흐의 ‘인벤션’ 등은 자신의 아들을 위한 교육용으로 작곡됐고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은 청소년들에게 관현악 악기의 음색과 특성을 교육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음악교육으로 유명한 칼 오르프의 ‘어린이를 위한 음악’도 그가 추구했던 음악언어를 실현하기 위한 어린이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단순한 타악기들로 작곡된 곡으로 ‘카르미나 부라나’와 함께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런 곡들은 모두 음악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은 훌륭한 작품들이다. 어린이날이면 늘 단골로 연주되는 곡이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다. 해설과 함께 전개되는 이 곡은 음악으로 구연되는 동화라고 볼 수 있다. 어른이나 아이들이 다 듣기에 좋은 곡이다.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는 역시 동물을 음악으로 의인화한 곡으로 사실 처음부터 그 대상을 어린이로 정하고 만든 곡은 아니다. 어쨌든 이런 류의 표제적이고 성격이 가벼운 곡들이 흔히 아이들을 위한 감상곡으로 많이 인용된다.

슈만은 특히 ‘어린이 정경’ ‘어린이 앨범’ 등 본격적인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소품을 많이 남겼는데, 바로 유명한 트로이메라이가 어린이 정경의 제7곡이다. 슈만은 “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곡”이라고 말했다. 음악학자 베르너도 이 곡을 “젊은 마음을 간직한 어른들을 위한 곡집”이라고 평했다. 그래서 동요는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의 노래인지도 모른다. 어릴 적에 불렀던 동요들은 그렇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막상 그때는 모르다가 어른이 되어서야 그 노래가 생각나고 가슴이 아련한 것은 왜일까. 사실 동요를 작곡하는 것은 다 어른들이다. 요즘 어린이들은 이전만큼 동요를 많이 부르지 않는다. 다른 노래가 많기 때문이다.

음악도 시대에 따라 바뀐다. 우리가 어릴 적 불렀던 전통적인 동요들은 대부분 해방 전후에 나온 곡들이다. 그런 노래들의 정서를 지금 시대의 아이들에게 그대로 강요할 수는 없다. 최근의 창작동요 경향들을 보면 대략 네 가지 유형이 있다. 흔히 익히 아는 서정적이고 전통적인 동요풍이 있고, 애니메이션 주제가 같은 경쾌하고 발랄한 풍, 뮤지컬이나 팝 같은 가요풍, 대장금의 주제가 같은 국악풍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아이들은 가요풍이나 애니메이션 노래 등에 훨씬 흥미를 보인다. 사실 가요와 동요의 구분도 무의미한 곡이 많다. 동요의 전형이 뭔지, 정체성이 뭔지 정답도 없다. 지금의 아이들은 특히 감각적인 상업음악에 여과 없이 노출돼 있다. 어른들의 노래인 트로트를 청승맞게 부르는 어린이를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우려가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떤 균형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쓴 약이 몸에 좋은 것처럼 다소 무겁고 어려워도 클래식 음악이 좀 더 병행되면서 아이들의 음악적 판단력과 감수성이 길러져야 한다.

슈만은 비평을 통해 당시의 경박한 음악과 그런 유행의 풍조를 늘 비판해 왔다. 그의 ‘트로이메라이’는 20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고집처럼 어린이를 위한 음악의 전형으로 남아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4. 4[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8. 8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9. 9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0. 10“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5. 5[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6. 6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7. 7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8. 8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9. 9특검, '이의제기 없는 투표지'도 현 상태 보전 요청.. "추후 검증에 대비"
  10. 10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5. 5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8. 8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속보] 포스코 노사, 3차 파업 앞두고 잠정 합의... 기본급 2.6% 인상키로
  8. 8‘국힘 397억 원’ 달린 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생중계
  9. 9전재수 시장, 명지소각장 폐쇄 결정…“생곡소각장과 별개”
  10. 10강서구, 부산시와 명지소각장 폐쇄 협약 체결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