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요경제 항산항심] 美 천문학적 부채, ‘과잉 긴축’ 가능할까

정철진 경제 컬럼니스트·진 투자컨설팅 대표

  • 정철진 경제 컬럼니스트
  •  |   입력 : 2023-03-06 19:52:26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미국은 엄청난 빚쟁이 국가이다. 미국은 의회에서 법으로 국가의 채무한도를 정하는데 ‘법정채무한도(31조 3810억 달러)’가 이미 소진됐다. 그러니까 지금 미국은 3경 원이 넘는 부채를 지고 있다는 뜻이다. 올여름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 채무한도를 높이는 결정을 할 텐데 티격태격하겠지만 결국 또 올릴 것이다. 그냥 ‘쇼’를 하는 거다. 미국의 빚은 지난 1980년대만 해도 3조 달러 정도였다. 이 빚이 10배 가까이 늘어난 건데 멋대로 달러를 찍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미국은 절대 이 빚을 갚을 수가 없고, 또 갚을 생각도 없다는 사실이다. 만약 어떤 국가가 이런 상황이라면 그 나라 통화는 쓰레기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가을, 엄청난 ‘킹달러’에서 확인됐듯 달러는 건재하다. 달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2008년 말 세계금융위기 이야기도 많이 한다. 미국의 부동산과 파생상품 문제로 촉발된 경제 위기였는데도 결국 달러가 초강세로 갔으니까. 이런 믿음은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로 이어진다. 그 대단한 달러를 찍어내는 연준. “연준과 맞서지 말라”는 투자 격언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현재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도 연준이 해결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과잉 긴축’을 통해 1980년대 폴 볼커처럼 시장을 초토화시켜 물가를 잡을 거라고 말한다.

1950년~60년대에 걸쳐 미국은 급성장했고, 달러의 위상도 높아져만 갔다. 그러던 중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는데, 엄청난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베트콩을 제압하지 못했다. 급기야 1960년대 말 재정 파산 위기에 빠진다. 이렇게 되자 당시 미국 닉슨 대통령은 중대 결정을 내린다. 1971년 8월, 금태환제도를 종료해버린 것이다.

“미국은 더 이상 달러를 찍을 때 금을 보유하지 않습니다. 달러를 가져와도 금을 내주지 않습니다. 우리 결정으로 달러를 발행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의 반발이 거셌다. 그간 달러를 사용한 건 금 때문이었는데, 스스로 달러를 찍어낸다? 용납할 수 없다. 그렇게 달러는 심각한 위기를 맞는데, 이때 달러는 ‘석유’를 끌어들였다.

1970년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국가들은 석유산업의 국유화를 완성하면서 강력한 오일 패권을 쥐게 된다. 하지만 이스라엘과의 중동전쟁에서 매번 패하면서 군사력에 대한 갈망이 생긴다. 미국은 이것을 노렸다. 1974년 6월,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은 파이잘 사우디 국왕과 ‘석유 달러결제 협정’을 체결했다. 사우디는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군수 물자를 수입할 수 있고 미국도 엄청난 대가를 얻어낸다. 바로 ‘세상의 모든 석유는 달러로만 거래한다’는 조항이다.

달러는 석유를 등에 업으면서 더 강력해졌다. 석유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데, 그 석유를 사려면 무조건 달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달러는 석유와 이별해야 한다. 세상은 석유를 버리고 태양광 풍력 원자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석유와 이별하는 달러, 정말 괜찮을까.

양적완화는 그야말로 ‘봉이 김선달’ 같은 거다. 정부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그 채권을 중앙은행에서 인수해주고 그만큼의 돈을 찍어낸다. 맘 편하게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방식이다. 왜 이게 봉이 김선달이냐하면 채권자인 중앙은행은 절대로 정부에 대해 빚 갚으라고 압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채무자인 정부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미국 연준은 이 양적완화를 통해 2009년 이후 엄청난 양의 미국 채권을 보유하게 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의 경우 20% 이상을 연준이 갖고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지난 1980년대처럼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릴 수 있을까? 아니면 10%? 혹은 6~7%까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까. 이렇게 되면 31조 달러 빚더미에 앉은 미국 재무부는 이자 내다가 볼 장 다 볼 것이고, 연준 스스로도 막대한 평가손실을 보게 된다.

필자는 차라리 연준이 지금의 말폭탄처럼 ‘과잉긴축’을 했으면 좋겠다. 그건 아직도 미국 패권과 달러가 건재하다는 뜻이니까. 만약 강력한 과잉긴축으로 나서지 못하면 그때 어떻게 될까. 어쩌면 지금은 ‘폭락’이 아니라 ‘버블’을 걱정해야 할 때인 것도 같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4. 4[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5. 5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6. 6“美·이란, 호르무즈 재개방 위한 단계적 합의 모색”
  7. 7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8. 8가수 김호중팬클럽 ‘그레이스방’ 회원들, 부산시장애인체육회에 성금 전달
  9. 9'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10. 10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1. 1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2. 2[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3. 3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4. 4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 이미 한국 입국해
  5. 5[정가 인&아웃] 울산 남갑서 당권파 - 친한계 격돌하나
  6. 6“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7. 7[속보] 정부, 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한국행’ 발언 사실상 확인
  8. 8국힘 유용원 “北포로 송환, 정부 노고 감사…젤렌스키 통해 알려진 건 아쉬워”
  9. 9李 유엔연설 “한반도 종전 위해 당사자 대화하자”
  10. 10민주 “조희대의 내란” 국힘 “더 가면 李탄핵”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4. 4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5. 5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8. 8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9. 9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0. 10빚에 허덕이는 20·30세대…올해 '개인회생 신청' 3만명 육박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4. 4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5. 5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6. 6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7. 7곳간 적자 사하구, 감천마을축제 예산은 더 늘려
  8. 8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9. 9밀양 분만 의료공백 현실화…산모들 부산·창원 원정
  10. 10가게 이름 ‘시진핑’이라서?…한밤중 괴한에 ‘페인트 테러’ 당한 중식당
  1. 1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2. 2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3. 3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4. 4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5. 5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6. 6[속보]한국 카누, 아시안게임 남자 카약 4인승 500m 금메달
  7. 7부상 악재 이정후, 사실상 시즌 아웃
  8. 8육상 8년 만의 금빛 질주 기대…육상 29일까지 ‘골든데이’
  9. 9셔틀콕 女단체 4강행…배드민턴 女단체전 2연패 시동
  10. 10프로농구 시범경기 24일 점프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그때 부끄러움을 알았더라면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작자 미상
범숙학교의 기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아이의 근시, 안경만 쓰면 끝?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구체적 로드맵부터 마련하라
동남권 건강지표 ‘빨간불’…촘촘한 의료 안전망 구축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니트 세대와 한국 노동시장의 불편한 현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공정함이 만드는 브랜드 가치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