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있다.
최근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조국 사태’는 판박이처럼 유사한 정치적 양태를 보인다.
첫째는 진영 간 극렬한 분열과 대립이다. 조국 전 장관 일가의 입시 비리 등의 혐의를 두고 ‘나라가 쪼개질 정도’로 분열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엄정한 사법적 처벌을 촉구했고 민주당 지지층은 ‘내가 조국이다’는 슬로건을 내걸며 조 전 장관의 수사가 정치적 탄압이라고 맞섰다.
두 번째는 사법적 의혹에 정치와 진영 논리가 개입하면서 판을 키웠다는 점이다. ‘명백하게’ 정치권이 지지층을 앞세워 진영 간 대리전으로 끌고 갔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대변되는 진영 간 대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론 분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고 이는 국민적 대립과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의 의혹 역시 비슷한 전개로 흘러간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대해 ‘야당 탄압’ ‘정적 제거’ 등 정치적 프레임을 내세운다. 지지층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이에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와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함과 동시에 윤석열 정부 규탄에 열을 올린다.
세 번째 유사점은 사법적 판단을 당사자는 물론 지지층이 수용하지 않는 경향이다. 최근 ‘곽상도 전 의원 50억 원 ’‘윤미향 의원 횡령’ ‘조국 전 장관 입시 비리’ 등에서 나온 납득 못할 판결을 보면서 이런 양상이 더 커질까 우려스럽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겸심 교수가 대법원에서 실형 확정 판결을 받았음에도 민주당 일부와 지지자들은 혐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다소 죄가 있지만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의 결과라고 항변한다.
최근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조 전 장관도 12개 혐의 가운데 일부 무죄가 난 혐의만을 강조했다. 지지층에 ‘무죄를 호소하는’ 뉘앙스다. 국민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사과는 없다. 조 전 장관과 뜻을 함께 했던 민주당 역시 사과는 없었다.
아직 판결이 난 것은 아니지만 이 대표는 의혹과 연관된 측근이 모두 구속됐음에도 자신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과 지지자들도 “물증이 없다”거나 “적극 행정의 결과”라며 검찰이 ‘소설을 쓴다’고 비난한다.
사법부의 판결을 부정하는 세태는 고착화되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나도 ‘정치 탄압’ 프레임을 만들어 부정한다. 이 과정에서 편향적인 매체나 유튜브 등 ‘정치 장사치’는 입맛에 맞는 진영 논리를 설계하고 유통시키며 논란을 증폭한다.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사법적 판단 역시 부정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 판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1심과 2심 결과에 대해 이 대표 자신은 물론 어느 진영도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무죄 또는 형량이 낮으면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친문 판사들에 의한 농간’이라는 거친 주장이 대두될 될 것이다. 반대로 유죄가 된다면 ‘검찰의 무리한 정치 수사가 낳은 결과’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결국 국민이 재판정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선거라는 ‘국민의 법정’에서 ‘상식의 법전’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다.
‘조국 사태’의 여파로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 판단을 받았다. 이어진 지방선거에서도 조국 사태의 여진과 이 대표가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방탄 시도’를 하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앞서 국민의힘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서 잇따라 냉정한 심판을 받았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또한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국민의 정치적 심판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선고 기일은 잡혀 있다. 내년 4월 총선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16일 이 대표는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내년 총선이 끝나면 이번 사태는 어떤 의미로든 ‘희대의 사건’으로 역사에 각인될 것이다.
윤정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