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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극협력주간, 새 북극정책 20년 준비할 때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2-01 19:51:1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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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02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에 북극 다산기지를 열고 북극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 2009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건조를 통해 독자적인 극지연구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주변국 일본·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후발국이다. 일본은 1991년에 스발바르제도에 북극과학기지를 건설했다. 중국의 쇄빙연구선 쉐룽(雪龍)호는 1999년 첫 북극탐사에 나섰다. 북극에 과학기지를 연 것도, 쇄빙연구선을 건조한 것도 각각 10년씩 뒤처진 셈이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극지활동에 있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남극과 북극으로 나뉘어 있던 극지활동을 통합해 추진하고자 ‘극지활동진흥법’이 제정되었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남북극을 아우르는 통합 입법으로는 첫 사례이다. 아라온호에 이어 두 번째 쇄빙연구선 건조도 확정되었다. 여러 번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극지활동의 필요성과 열망이 일궈낸 성과였다.

이러한 노력은 올해도 이어졌다. 1년을 준비해온 범부처 국가극지활동계획인 ‘극지활동진흥기본계획’이 지난달 22일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되었다. ‘국민을 위한 극지선도국가’라는 비전 아래 세계 수준의 극지·해양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기후변화와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한편 미래 극지 산업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23일부터 3일간 인천 극지연구소에서는 북극 중앙공해 비규제어업 방지협정(CAOFA) 제1차 당사국 회의(COP)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비북극권 국가이지만, 협약당사국으로서 북극권 국가와 동등한 자격으로 북극 공해에서의 수산·해양자원 보전과 관리에 참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협약 이행의 첫 시작을 알리는 당사국 회의를 유치함으로써 우리나라 북극정책 추진 의지와 역량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12월에는 북극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국제행사가 열린다. 해양수산부·외교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극지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북극협력주간(APW)이 오는 5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된다. 북극협력주간은 2016년에 처음 개최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북극협력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18년 북극협력주간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했던 올라푸르 그림손 전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북극협력에 있어 우리나라의 혁신적이고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성과로 북극협력주간을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는 ‘협력의 시대, 북극을 말하다’를 주제로 약 130명 이상의 발표와 토론, 20여 개의 크고 작은 학술행사와 국민 참여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북극협력주간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북극협력주간을 기획하고 탄생에 일조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북극협력주간이 가진 잠재력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세계적 포럼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상설사무국이 구성되고, 예산도 더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북극협력주간이 비북극권과 북극권, 정부와 국민, 과학과 정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 열린 대화의 장으로서 북극권과 비북극권이 함께 북극 현안에 대해 고민하는 플랫폼으로 확대된다면 기존 북극프론티어와 북극서클총회와 차별되는 글로벌 포럼으로서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북극을 이해하고 현안을 해결하는데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확대 개편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협력’의 메시지는 어떠한 상황에도 북극협력주간의 존재 의의가 되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북극이사회를 중심으로 활발히 지속되어 오던 협력은 현재 정체된 상태다. 이러한 현실에서 ‘북쪽 고위도로 갈수록 긴장은 낮아진다’는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협력이 도전받는 시기에 아이러니하게도 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북극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안정한 북극 거버넌스에도 불구하고 북극 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하나 된 목소리를 북극협력주간은 계속 담아내고 확산해야 할 것이다.

2002년 북극 다산기지 건설과 함께 시작된 우리나라 북극 정책은 이제 20년이 되었다. ‘약관’의 나이에는 책임감이 동반된다. 책임감 있게 새로운 20년의 북극 정책과 협력을 준비할 때다. 범부처 북극 협의회를 통해 북극 정책이 국가 미래 전략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고, 극지기술은 우주·해양 분야와 함께 국가전략기술로 육성되어 국가미래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나아가 올해 북극협력주간에서 국민에게 선포될 극지활동진흥기본계획이 부족함 없이 추진되길 바란다. 특히 법제도 인프라 국내 교육 및 홍보 등 역량 강화에 있어 모자람이 없는지 잘 살펴보고, 모자람이 있다면 실효성 있는 정책들로 메워야 할 것이다.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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