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는 종종 집안에 굴러다니던 중고 물품을 판매해 꽤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는 글이 올라온다. 치수가 맞지 않아 입지 않는 옷가지나 비싸게 샀지만 용도가 사라진 운동기구, 충동구매 뒤 취향에 맞지 않아 버려뒀던 물건 등이 대상이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 처분할까가 고민거리였지만 요즘에는 이런 물품을 팔 방법이 많다. 또 대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끼리 흥정이 이뤄지는 까닭에 시간 절약 효과도 있다.
제3자를 거치지 않은 이 같은 거래의 대상은 사소한 물건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자동차 등 고가 물품도 1대 1 만남으로 처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주택도 예외는 아니다. 흔히 주택 매매 때는 세제나 법률 관계 등 사전에 따져 봐야 할 요소가 많기에 문외한들이 담당하기에는 벅찬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거래 현장에서는 매매나 매수 희망자의 부족한 부동산 지식을 악용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주택 가운데 아파트 직거래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체 아파트 거래 가운데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은 비율은 2021년 3월 10.7%에서 올해 9월에는 17.8%까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공인중개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만만치 않은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한다. 주택 매매를 원하는 이들이 추가 비용을 아끼려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1대 1 거래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반면 당국은 이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기도 한다. 특히 시세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의 거래에는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부모·자식과 같은 특수 관계인 간에 증여세 등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파악한 위법 의심 거래 중에는 아버지가 시세 31억 원짜리 아파트를 아들에게 22억 원에 넘겨주면서 선금 1억 원을 받은 뒤 다시 아들과 임대보증금 21억 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선금을 되돌려준 사례 등이 포함돼 있다.
국토부는 내년 말까지 세 차례 아파트 직거래 내역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초점은 특수관계인 간 이상 고·저가 직거래다. 국토부는 편법 증여, 명의신탁과 같은 위법 의심행위가 확인되면 국세청이나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 이왕 뺀 칼, 철저한 조사로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가려내야 마땅하다. 부동산 시장이 가진 사람들에 의해 이런저런 이유로 왜곡되면 보통 사람들의 한숨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염창현 세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