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상현의 끼니] 벼의 건조와 밥맛

  • 국제신문
  •  |   입력 : 2022-10-30 19:15:0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간을 잠시 과거로 돌려보자. 벼 수확 철이 되었다. 동네마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벼 베는 날짜를 상의한다. 적게는 몇 마지기에서 많게는 수십 마지기의 논을 수확해야 하니 한 집의 노동력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끼리 품앗이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그래도 막상 벼를 베는 날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도시에 살던 가족들도 총출동하고 인근 군부대의 장병들까지 일손을 거들었다. 낫으로 수확한 벼는 한 무더기의 볏단을 만들어 그 자리에 세워두었다. 벼를 타작하기 전에 그렇게 하루쯤 말리면 밥맛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탈곡한 벼는 거적을 깔고 고르게 펴서 따가운 가을볕에 3, 4일 정도 말렸다. 볕이 좋다고 그냥 방치하는 건 금물. 갈퀴로 하루에 세 번 정도 벼를 뒤집어 줘야 했다. 그래야 모든 벼가 고르게 건조되기 때문이다. 벼의 수분함량이 적절한 상태로 떨어져야 밥맛이 좋아지고 오래 보관할 수 있었다.

수확한 벼의 자연건조 모습.
물론 지금은 수확 철에 이런 풍경은 볼 수 없다. 사람의 일정보다는 기계의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수십 명이 한나절은 족히 걸려야 하는 벼 베기를 콤바인은 30분 정도면 끝낸다. 콤바인이라는 기계는 워낙 신통방통해서 벼를 베는 것과 동시에 탈곡까지 끝낸다. 탈곡까지 끝낸 벼는 곧장 건조기로 향한다. 물론 모든 벼가 건조기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농부들이 집에서 먹을 것, 혹은 도시에 사는 자식들에게는 보낼 벼는 여전히 자연건조를 고집한다. 수고롭기는 하지만 그래야 벼의 품질이 좋아지고 밥맛도 좋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매를 위해 건조기로 들어가는 벼들이다. 수확 후 벼의 수분함량은 20% 내외. 이를 출하하기 위해서는 수분함량을 15%로 떨어트려야 한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는 건조기를 이용한 벼의 건조시간은 5시간을 권장하고 있다. 즉 수분 1%를 떨어트리는데 1시간 정도가 적합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건조해야 할 벼가 한꺼번에 몰리면 시간이 짧아지기 일쑤다. 강한 열풍으로 빠른 시간에 벼를 건조할 경우 볍씨 상태에서는 멀쩡해 보이지만 도정을 하면 금방 표가 난다. 같은 볍씨 내에서도 많이 건조된 부분과 덜 건조된 부분이 생기고 이렇게 되면 도정 후에 금이 가거나 깨지는 쌀이 많아진다. 이런 쌀을 모두 ‘불완전립’이라고 한다.

그러면 과연 소비자가 이를 구분할 방법이 있을까? 물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쌀의 포장지에는 ‘품질표시사항’이 표기돼 있다. 이는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의무사항이다. 그 가운데 ‘등급’은 특 상 보통, 세 등급으로 나뉜다. 등급 판정의 기준은 전체 중량에서 완전립의 비율이다. 당연히 완전립의 비율이 높을수록 밥맛은 좋아진다. 완전립의 비율은 품종 자체의 우수성과 건조 및 보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에 당신이 현재 시점에서 단일품종의 햅쌀을 구매하신다면 품종과 보관이라는 두 가지 변수는 사라진다. 그러면 완전립의 비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변수는 ‘건조’가 되는 것이다. 보통 완전립의 비율이 90% 이상이면 ‘특’ 등급을 받는다. 아주 드물게 완전립의 비율이 96% 이상이면 특을 넘어 아예 ‘완전미’라고 표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햅쌀의 계절이다. 올가을에는 그냥 햅쌀 말고, 완전미 비율이 높은 햅쌀을 한번 찾아보시길 권한다. 충분히 만족하실 것이라 장담한다.

박상현 맛칼럼니스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3. 3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4. 4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5. 5“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6. 6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3. 3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6. 6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7. 7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3. 3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4. 4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5. 5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6. 6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7. 7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8. 8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지역 반발 거셀 듯
  1. 1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2. 2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3. 3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4. 4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5. 5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6. 6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8. 8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9. 9“창원시민 필요한 사업 100개 추진할 것”
  10. 10단일 고분자반도체 3진 논리 소자 개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사형 생중계
발탁해놓고 감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감서 국제신문 회생 지연 지적…대주주는 결단하라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개척자 정신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