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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등 번호 10번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2-10-03 19:46:1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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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선수 유니폼에 새겨진 등 번호가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선수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숫자다. 신인 때부터 부여받은 등 번호로 빼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그 숫자는 팬들에게 선명하게 각인된다. 소속 팀을 떠나는 선수의 등 번호는 후배가 이어받는다. 등 번호 그 자체가 상징성이 크다면 다른 선수가 함부로 사용하지 않도록 영구결번된다.

올해로 출범 40년째인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영구결번 지정 선수가 16명이다. OB 베어스(현 두산) 투수 박철순, 해태 타이거즈(현 KIA) 투수 선동열, 삼성 라이언즈 포수 이만수와 타자 양준혁 이승엽, LG 트윈스 투수 김용수, 한화 이글스 투수 송진우와 정민철 등 영구결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롯데 자인언츠 타자 이대호의 등 번호 10번도 역사 속에 새겨진다. 이대호는 오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은퇴식을 연다. 당일 이대호는 17번째 영구결번 선수가 된다. 롯데에서는 2011년 9월 30일 프로야구 사상 10번째 영구결번 선수가 된 투수 최동원(등 번호 11번) 이후 두 번째다. 11년 만에 롯데의 영구결번 선수 탄생이다.

올해 나이 만 40세인 이대호(1982년 6월 출생)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을 접는다. 올 시즌 은퇴 투어에 나선 이대호의 등 번호 영구결번은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 입단 이후 KBO 최초의 타격 7관왕과 2회의 트리플 크라운(타율 홈런 타점왕 타이틀 동시 획득)을 달성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활약한 이대호는 도루왕과 신인왕을 제외하고 타자가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쓸었다. 은퇴식도 치러지기 전에 영구결번 발표부터 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만 이대호가 LG 타자 이병규와 박용택, 한화 타자 김태균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 없이 영구결번에 오른 네 번째 선수로 기록된 것에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최동원과 한·미·일 프로야구 첫 9경기 연속 홈런 등 굵직한 기록을 남긴 이대호는 부산 야구사의 투수 및 타자 부문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번 주말이면 전광판 쪽에 최동원 등 번호 11번 옆에 이대호 등 번호 10번이 나란하게 붙는다. 롯데가 내년 시즌부터 투타 조화를 이루고 이른바 ‘가을의 전설’을 써내려가는 명문구단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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