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은 한국 축구의 상징이다. 18세에 국가대표팀에 뽑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월드컵 첫 골을 쏘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과 독일전에서 연속 골을 수확하면서 한국인 월드컵 공동 최다 득점자가 됐다. 오는 11월 20일 오후 7시(현지시간) 카타르-에콰도르전을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인 최다 득점자 반열에 오를 태세다. 2021-22시즌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에서 23골을 수확해 득점왕을 꿰찬 토트넘 소속 손흥민의 진가는 역시 멋진 슛과 골 결정력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손흥민은 지난 8월 6일 개막한 EPL 2022-23시즌 6경기를 포함한 공식전 8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골맛을 보지 못해 팬들의 애를 태웠다. 월드컵의 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할 것으로 보였던 손흥민의 골 가뭄은 한국 대표팀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손흥민이 어제 영국 런던에서 펼쳐진 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와 경기에서 한꺼번에 세 골을 몰아치면서 득점포에 불을 붙였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교체 선수로 후반에야 그라운드를 밟은 손흥민은 후반 28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뒤 후반 39분과 41분 연달아 골망을 흔들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경기에서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로 당연히 선정된 손흥민은 “A매치 휴식기 전에 시즌 초반의 힘든 시기와 실망감을 날렸다”며 활짝 웃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 활약에 찬사가 이어졌다. 2014년 토트넘, 2015년 애스턴 빌라 감독을 역임한 셔우드 전 감독은 “개인기나 골 결정력, 인성까지 모든 것을 갖춘 선수”라고 손흥민을 평가하며 “세상 모든 감독들의 꿈”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는 평이다.
팬들은 손흥민이 긴 침묵 끝에 해트트릭으로 골 사냥 신고식을 했다는 것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일 법하다. 대표팀에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은 기폭제가 되리란 바람이다. 오늘 소집되는 대표팀은 23일과 27일 코스타리카와 카메룬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연속 골 퍼레이드가 모든 선수에게 긍정의 자극제가 될 게 분명하다. 카타르는 손흥민에게 각별한 인연이 있다. A매치 데뷔골에 이어 지난해 11월 17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라크전에서 30번째 A매치 골을 터트린 곳이다. 2개월 뒤 카타르에서 화끈한 골 잔치가 기대된다.
강춘진 수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