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세계박람회를 응원합니다.” 요즈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질리도록 들리는 광고 음성이다.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관련 홍보 노래, 포스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한 홍보대사 배우 이정재가 아주 부산을 점령한 모양새다. 세계박람회 유치에 부산시가 사활을 건 듯하다. 이쯤이면 도대체 세계박람회가 무엇이길래 이리 난리법석인지 궁금해하는 시민도 많지 않을까 싶다.
돌이켜 보면 엑스포라는 행사는 1993년 대전엑스포 덕분에 많은 사람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마스코트인 ‘꿈돌이’뿐만 아니라 상징물이었던 ‘한빛탑’까지 그때가 아련히 기억에 남아 있다. 초기 선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큰 축제로, 108개국과 33개 국제기구, 2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참가했으며, 당시 국민 3명 중 1명꼴인 1450만 명이 관람해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자기부상열차와 지금에서야 상용화된 터치스크린 키오스크, 다양한 로봇 등 당시의 신기한 볼거리가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다. 그 이후 여수엑스포도 매우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엑스포란 대체로 괜찮은 기억이다.
엑스포는 세계박람회라는 이름으로 1851년 런던에서 시작됐고 1928년 파리에서 정립돼 세계 여러나라의 생산품을 합동으로 출품하고 전시하는 행사다. 예전에는 ‘만국박람회’라는 명칭이 더 유명했는데, 요즘은 ‘엑스포’로 통일된 듯하다. 엑스포는 세계화 초기에 지역별 산업의 발전 정도와 형태, 표준 등이 다르다 보니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대의 요구가 낳은 국제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겠다. 1900년 파리 엑스포는 무려 20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는데, 당시 교통수단이나 세계 인구가 20억 정도로 추정하면 실로 엄청난 행사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 세계 최대 규모의 행사인 올림픽이 당시에는 엑스포의 부속 행사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엑스포의 위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엑스포 행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가 그것이다. 처음부터 두 가지로 나뉜 것은 아니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게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 문제다. 정식 엑스포인 등록박람회는 규모가 너무 크고 돈이 많이 들다 보니, 한정된 규모의 인정박람회와 역할을 나누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대전엑스포’‘여수엑스포’는 모두 인정박람회다. 이번에 유치하고자 하는 ‘2030엑스포’는 등록박람회다. 속된 말로 급이 다른 진짜 엑스포이다. 파급효과도 굉장하다. 이 정도 행사면 서울·경기 수도권과의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의 어려움에 지친 동남권 중심도시 부산시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국제협력단 등으로 이루어진 정부대표단과 유치 성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것도 절박한 지역 발전을 위한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피나는 노력으로 이해하고 싶다.
물론 엑스포가 ‘유치=대박’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행사는 결코 아니다. 나쁜 예로 과거 나치 독일과 소련은 정치 선전의 장으로 이용한 바 있으며, 미국식 상업주의에 물들어 엑스포가 본질을 잃고 테마파크처럼 변질되기도 했다. 정보화 시대인 요즘은 엑스포의 초기 목적인 산업 발전 공유라는 의미가 무색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자가 얘기하는 옛 추억만 남은 부산에 재도약의 활력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나도 모르게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게 된다.
만약 이번에 유치에 성공한다면 벨기에 프랑스 미국 아이티 캐나다 일본 스페인 독일 중국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12번째 등록박람회 개최국이 되며, 올림픽 월드컵 등록엑스포를 모두 개최한 7개 나라 중 하나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생산 43조 원, 부가가치 18조 원, 고용 50만 명의 경제유발효과를 지닌다고 한다. ‘노인과 바다의 도시’ 부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양수도’의 위상을 가져다줄 수 있는 엑스포 유치라면 더욱더 좋다. 평생 살아온 사랑하는 부산의 재도약을 위한 기회가 된다면 박수치며 응원하고 싶다. “살아있네! 부산~”을 소리껏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