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간호법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8-17 19:57:3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보건의료계는 간호법 제정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겪는다. 표면적으로는 의료계 내부의 문제로 보이지만 이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므로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문제를 보건의료 직종 간 갈등이 아닌,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중심에 두고 해당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첫째, 환자의 안전성 측면에서 간호법 제정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국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IOM)는 2001년 보고서에서 의료 분절화는 의료사고의 주요 요인임을 밝히고 ‘의료 시스템 구축’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간호법 제정이 추진되면 한의사 단독법이 불거진 것처럼 직역별 단독법 제정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은 직역별 단독법 체계는 의료의 분절화를 초래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단독법 추진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선진 사례로 미국 등 단독법 체제를 거론한다. 그러나 실제 미국에서는 이로 인한 환자 안전에 대해 위험을 인식하고 있으나 이미 제정된 법을 폐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의료 거버넌스를 강조한다.

둘째, 환자 안전사고의 책임성 문제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지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의사에게 다른 직종을 지도하게 해 국민에게 안전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사가 직접적인 실수를 하지 않아도 지도의 책임이 있으므로 의사와 특정 행위를 시행한 직종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역별 단독법이 제정되고 의사의 지도가 부재인 상태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책임 소재는 더 불분명해진다. ‘이중확인’ 없이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환자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셋째, 현재 우리나라 의료비 증가 추세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06%로, 이미 OECD 국가 중 상위권인데 본격적으로 노령화가 진행되는 2025년부터는 더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선행연구를 보면 보건의료체계 내 특정 영역의 질적 수준이 전체 의료서비스 결과에 기여하는 정도는 크지 않다. 각 직종이 질적 수준의 향상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는 의료비 증가를 부채질하는 반면 실제 건강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하는 무의미한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넷째, 간호법 제정이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에 도움이 되는가다. 보건의료 분야는 다양한 직종이 협력해야 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러다 보니 업무 영역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직종 간 갈등은 의료법 및 의료기사법을 바탕으로 해결하고 있다. 간호법을 제정한다면 기존 법률에서 보장하는 여러 직종의 법적 업무를 되레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섯째, 보건의료인력 처우의 형평성이다. 간호사는 3교대 근무에 각종 감염 등 위험에 노출되면서도 평균연봉은 4700만 원 수준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보건의료 분야 직종은 더 열악하다. 물리치료사 평균 연봉은 3900만 원, 작업치료사는 3100만 원 수준이다. 간호사도 하는 일에 비해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건 맞지만 간호사의 처우만을 개선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직종에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서 모든 직종이 함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형평성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보건의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직종이 단독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 내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 기반 접근이 필요하며, 비용을 줄이면서 의료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의료서비스 최적화 도입도 필수적이다. 나아가 의료-지역사회를 연계한 통합돌봄 사업이 본격화하는 만큼 보건복지 분야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통합서비스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즉, 국민의 건강을 위한 통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강성홍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2. 2[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7. 7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8. 8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10. 10“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3. 3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4. 4[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5. 5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6. 6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7. 7[2026 국감 브리핑] 박홍배 “국회부산도서관 지역서점 구매 0.3%”…제도 개선 필요
  8. 8외교부, 'DMZ 北지뢰 폭발'관련, 유엔안보리 의장에 서한 발송키로
  9. 9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9. 9‘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5. 5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8. 8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9. 9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0. 10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 1‘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2. 2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8. 8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9. 9"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10. 10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교육이라는 희망
주당 ‘13.7시간’ 고용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가덕신공항 참여사 이탈 우려…공사비 현실화 시급하다
지방우대지수 지역 현실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