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7~9월엔 집중호우나 태풍 영향으로 대량의 육상쓰레기가 하천을 통해 해양으로 유입된다. 이에 따라 바다환경을 담당하는 해양수산부와 하천환경을 담당하는 환경부는 공동으로 ‘해양쓰레기 정화주간’을 지정해 운영한다. 해양쓰레기 발생 요인을 사전에 줄이고, 해양에 유입된 쓰레기는 적극적으로 수거·처리해 홍수기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금년에도 지난 6월 13일~24일 2주간을 ‘해양쓰레기 정화주간’으로 운영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집중호우나 태풍 후에 지방자치단체는 해안으로 밀려든 쓰레기 처리로 곤욕을 치른다. 다행히도 작년은 무사히 넘겼지만 2020년엔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발생한 해양쓰레기만 총 3만 t을 넘었고, 이를 처리한 지자체에 지원한 국비도 88억4000만 원에 달한다. 부산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낙동강을 통해 다대포 해수욕장에 쌓인 쓰레기가 3000t에 달했고, 처리비용도 14억4000만 원이나 들었다.
정부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해양쓰레기를 수거·처리하는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한다. 먼저 재난안전법의 재난에 따른 지원기준에 해당하는 때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자체의 자체 재원으로 수거·처리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해수부가 국비를 지원한다.
그러나 국비 지원 비율에는 차이가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해 재난으로 인정되면 해양쓰레기 처리비용 전액을 지원하지만 재난으로 인정되지 못한 경우는 해수부가 최대 50%까지 지원한다. 금년에도 해수부는 지자체 경상보조 비용에 ‘해양쓰레기 피해복구(수거처리)지원사업’ 명목으로 3000억 원(국고 1500억 원, 지방비 1500억 원)을 책정했다.
자연재해로 해양 유입된 쓰레기는 그 양도 많지만 해양공간이용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비용만 지원할 뿐, 관할 지자체에 해양쓰레기 처리를 맡겨 놓고 있다. 해수부가 해양쓰레기 발생이나 해양유입에 대한 동향 파악과 관할기관의 임무를 정한 ‘재해기 해양쓰레기 긴급대응 매뉴얼’을 가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실질적인 대응을 하기엔 미흡하고, 법률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2006년 해양쓰레기법을 제정한 미국은 2012년 개정 법률에서 자연재해 및 악천후(홍수 폭풍 쓰나미 등)로 인한 해양쓰레기에 대응하고자 국가해양국(NOAA)에 “심각한 해양쓰레기 발생사태(severe marine debris events)”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2018년 개정법률(SOS법)은 국가해양국의 재해쓰레기 대응 권한을 강화해 주정부에 자금 지원 등 사태 해결을 위한 법적권한도 부여했다. 개정 법률에 따라 국가해양국은 2018년부터 미국 연안에 위치한 주정부와 협력해 ‘해양쓰레기 비상대응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허리케인 대응 해양쓰레기 수거기금’을 마련해 주정부의 허리케인 해양쓰레기 처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연재해 쓰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재해쓰레기 대응 주관기관 지정과 지자체 재정 지원에 관한 명시적인 법률규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해양폐기물법은 해안에 부착된 기름 제거에 대해 이와 유사한 규정을 둔다. 해안에 기름이 표착된 때에는 해당 지자체의 장에게 방제조치 의무를 지우면서 책임기관인 해양경찰청장에겐 방제에 사용되는 자재 약제 방제장비 인력과 기술 지원을 명문화하고 있다.
자연재해로 해안에 부착된 쓰레기도 일차적인 수거 책임은 현재와 같이 관할 지자체에 부과하더라도 해수부 또는 해양경찰청을 책임기관으로 지정하고, 책임기관의 역할, 즉 각 기관의 역할 조정, 해양쓰레기 이동이나 영향조사, 대응계획 이행에 대한 과학적인 지원, 인력이나 기술지원 등에 관한 법적근거는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별로 재해쓰레기 긴급대응계획 수립과 해안에 부착된 재해쓰레기 처리비용에 대한 4대강 수계관리 기금 활용, 국고 지원 비율 상향(50% → 70%) 등 재정지원 개선방안도 필요하다.
목진용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명예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