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경제 안보와 북한 도발, 국제 현안 등을 두고 논의한다.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존 군사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경제동맹에다 기술동맹을 추가하는 형식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동참을 선언할 예정이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안미경미’로 외교전략을 전환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IPEF 동참 방침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IPEF는 글로벌 자원·물품 공급망 확보, 탈탄소와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세계경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기구라는 점에서는 참여가 긍정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도 곡물 수출금지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동참 필요성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현행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이끄는 중국을 배제한, 대중국 견제용 조직이어서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이 IPEF 참여 방침을 밝히자, 중국은 “‘디커플링’(중국 이탈)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국내에 설치했을 때와 같은 보복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IPEF 참여로 동북아에 신냉전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 8개국이 가입하는 IPEF는 오는 23일 일본에서 출범한다. 다음 날에는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안보 협력체 ‘쿼드(Quad)’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윤 정부가 한·미·일 군사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는 터라 쿼드 참여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려는 일본의 꿈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럴 경우 동북아에서 한·미·일과 북한·중국·러시아의 진영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 분단의 영구화는 물론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맞선 한·일·대만 등의 연쇄 핵무장 시도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미 정상회담에선 이 시나리오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에 해로운 방안은 모두 배격해야 한다. 긍정적 계기가 없지 않다. 북한의 코로나19 유행이 그 하나다. 지금까지 자국의 문제를 철저히 비밀에 붙여온 북한이 코로나 상황을 공개하고 나선 건 국제사회에 대한 구조 요청으로 읽힌다. 한미로선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중단된 북미·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직접 또는 세계보건기구, 코벡스(세계 백신 공동 분배 프로젝트) 등을 통한 간접 원조 제의로 대화의 물꼬를 트길 바란다. 재제를 가하며 붕괴를 기다리는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의 핵무력만 키웠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이었다. 그 실패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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