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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월 정신 지키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5·18 기념사

자유·인권 등 보편적 가치 회복 약속, 일방주의 접고 협력·공존 도모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2-05-18 20:04:5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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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고 했다. 어제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다. 그는 ‘오월 정신’을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했다. “오월 정신은 지금도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한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관 비서관 의원 등 당정 고위 인사들도 참석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거나 냉대했던 과거 보수 진영의 행태와 다른 모습이다.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월 정신의 수호를 강조한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그런데 진심이 담긴 말이라고 선뜻 신뢰하긴 어렵다. 상반된 언행이 많아서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철회하지 않은 채 그 공약에 동의하는 이를 여가부 장관에 임명한 게 그 하나다. 폐지할 조직에 취임한 첫 장관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크다. 남성 임금이 여성보다 평균 31.5% 많다. 직장 내 여성차별 정도를 의미하는 유리천장지수도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등 모든 여성 지표가 하위권이다. 이런데도 개선을 도모하기는커녕 여가부 폐지로 여성 인권을 더 위태롭게 하려 드니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시정연설에서 협치를 강조한 다음 날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맞선 ‘검수완판’(검사와 수사관의 완전한 판)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의 검찰 수사권 제한이 부작용에 대한 대비 없이 급박하게 추진된 건 문제이지만 검찰개혁은 필요하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권력과 결탁한 정치검찰의 인권 침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에 대한 고려 없이 법무부 장·차관에 검사를 기용하고, 대통령실에도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을 8명 배치했다고 한다. 정부에 검찰을 옮겨놓은 느낌이다. ‘검찰공화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래선 협치와 국민통합을 기대하기 힘들다.

자유와 인권의 바탕은 다양성 존중이다. 자신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공존을 모색할 수 있을 때만이 자유와 인권은 꽃 필 수 있다. 42년 전 광주에서 군사독재정권이 자행한 시민 학살은 자유와 인권의 말살이자 공존에 대한 부정이었다. 윤 대통령이 진정 오월 정신을 지켜나가고자 한다면,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는 일방주의부터 접어야 한다. ‘이대남’(20대 남성) 편향에서 벗어나 ‘이대녀’(20대 여성)의 고충을 헤아리고, 영·호남은 물론 지방·중앙의 공존과 균형발전을 국정의 으뜸과제로 삼아 실현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그것이 목숨 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광주의 오월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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